국산 기술로 일본 용접 로봇 제친 이 회사 [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입력 2024-12-04 15:04   수정 2024-12-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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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성수동 뉴로메카 본사에는 각 층마다 협동로봇 팔이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1층 무인카페 코코플래닛에서는 주문과 동시에 협동로봇 인디가 아메리카노 한 잔을 30초 안에 뚝딱 만들어냈다. 5층 실험실에서는 로봇 옵티가 360도 회전을 하면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옵티는 용접에 특화된 협동로봇으로 뉴로메카가 지난 6월 HD현대삼호에 12대를 공급했다. 옵티는 선박용 크레인을 통해 각 선박을 넘나들고 좁은 공간까지 파고들며 용접한다. 박종훈 뉴로메카 대표는 “일본 히타치 산업용 로봇 보다 1분 이상 빠르면서도 전 구간 용접이 가능하다”며 “용접 품질이 정말 예쁘게 나오다보니 이번달에 추가 수주까지 따냈다”고 웃어보였다.
부품 국산화로 원가 경쟁력 갖춰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인 뉴로메카는 국내 대표적인 협동로봇 제조사다. 협동로봇이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다. 치킨집 소상공인부터 공장 제조현장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하고 있다. 로봇 산업은 크게 플랫폼, 솔루션, 서비스, 부품 등 4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박 대표는 “이 모든 영역을 다 제공할 수 있는 게 뉴로메카의 최고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협동로봇 핵심 부품인 액츄에이터(로봇 관절 구동장치)를 직접 만들고, 이를 토대로 로봇팔을 포항 공장에서 제조한다. 특히 수입에 의존했던 감속기와 브레이크까지 국산화에 성공해 100% 부품 국산화한 로봇 ‘인디7’을 개발했다. 그 덕분에 로봇 생산비용이 기존보다 30% 줄어드는 등 원가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뉴로메카의 경쟁력은 기계 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각 산업에 특화된 솔루션을 로봇에 적용하고 판매한 뒤 사후관리 등 각종 서비스까지 전담한다. 그 덕분에 지난달 30일 포스코에서 100억원 투자를 받는 성과도 발표했다. 박 대표는 “포스코 생산 현장 DX가 아직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포스코와 손을 잡고 철강 DX를 제대로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교촌치킨 손 잡고 美LA에 치킨 로봇
솔루션에 자신감을 보이는 만큼 푸드테크 분야에서는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와 함께 연구개발(R&D)해 내놓은 치킨 로봇은 올해에만 국내 가맹점 21곳에 공급했다. 내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매장에 설치한다.

카지노 디지털전환(DX)도 나섰다. 뉴로메카는 강원랜드에 카운트룸 자동화 로봇시스템을 구축했다. 현금상자 운반 자율주행 로봇 등 사람이 단순 반복적으로 해오던 일을 뉴로메카 로봇이 대체한다. 현금상자 수거 카트 무게는 평균 200~250㎏에 달해 평소 직원들이 3인 1조로 운반해야 했다. 박 대표는 “강원랜드에서 성공하면 국내 다른 카지노뿐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표는 대기업에 용접 로봇을 공급한 만큼 국내 중견·중소기업, 특히 뿌리산업 인력난 해결책이 결국 로봇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로봇으로 대체가 안 되는 영역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중소기업 제조 현장 생산성을 높이려면 로봇 도입 등 DX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텍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자신의 박사 논문을 사업화하기 위해 2013년 뉴로메카를 창업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사상 최대인 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배 성장했다. 전체 매출의 30% 이상 R&D에 투자하는 로봇 산업 특성상 아직은 적자이지만 박 대표는 “내년에 흑자 전환, 내후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로보틱스 전문 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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