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오후 8시까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이브닝플러스’ 시행 점포를 9개에서 20개로 확대했다고 25일 발표했다. 2022년 6월 신한은행이 처음 도입한 이브닝플러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무인 점포로, 오후 8시까지 화상 상담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장인의 퇴근 시간이 대부분 오후 6시 이후인 점에 착안한 것으로, 입출금통장 개설과 예·적금 가입과 같은 주요한 업무를 대부분 처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토요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화상상담 방식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토요일플러스’ 시행 지점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평일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금융 소비자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연초부터 ‘고객몰입’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경영 전략이 고객과의 접점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은행도 지난 9월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개인 창구의 모든 직원이 근무하는 ‘점심시간 집중 상담’ 지점을 5곳에서 41곳으로 늘렸다. 은행 방문자가 많은 점심시간에 더욱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또 영업점 운영 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오후 6시로 연장한 특화 지점 ‘9To6 뱅크’를 지난해 8월부터 전국 72곳에서 82곳으로 10개 늘렸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은행들의 노력은 점포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포(지점+출장소)는 작년 말 2826개에서 올해 3월 말 2813개로 줄었다가 올 6월 말엔 2817개로 반등했다.
하나은행은 내년 사업계획에 기존 점포 축소 대신 특화 점포 신설 중심의 영업 강화 방안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측은 “영업점을 비용으로 간주하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것”이라며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곳에 점포를 새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신설하는 영업점은 외국인이나 시니어 고객 등 특수한 계층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목적을 담은 곳이 많다. 하나은행이 지난 9월 경기 평택에 신설한 외국인 특화점포인 ‘평택외국인센터점’은 외국인의 환전·송금 수요 등을 흡수하기 위해 지었다. 우리은행도 서울 압구정동 출장소를 자산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화 영업점인 ‘투체어스W’로 바꿨다.
한 시중은행 영업담당 부행장은 “인터넷은행 등과의 경쟁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은행권에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진/박재원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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