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1·2호 진수…'수상교통 시대' 닻 올랐다

입력 2024-11-25 17:56   수정 2024-11-26 01:09


25일 오후 1시 경남 사천 초전리 사천제2산업단지 내 해안가. 거대한 크레인이 조선소 독에 놓여 있던 배 한 척을 천천히 끌어올리자 행사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도끼로 진수선을 끊자 서서히 내려간 배가 물 위에 안착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인 한강버스가 일반에 첫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서울시는 이날 사천에서 내년 3월부터 운항할 한강버스 2척의 진수식을 열었다. 진수식은 새로 제작한 선박을 선대나 독에서 처음으로 물에 띄우기 전 무사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다. 진수선을 여성이 자르는 전통에 따라 서울시의회 첫 여성 의장인 최 의장이 중책을 맡았다.

오 시장은 2006년 첫 임기 때부터 한강을 교통 수로화하는 사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2007년 수상콜택시(승선 인원 8명)가 출범했지만 당시로선 비싼 가격(인당 5000원)에다 불편한 한강 접근성 탓에 이용률이 극히 저조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2021년 시장직에 복귀하자마자 수상콜택시를 업그레이드한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작년 3월 영국 런던을 방문해 주요 도심 지역을 잇는 템스강 리버버스를 타본 뒤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꿈에 그리던 실물을 본 오 시장은 감격해 축사를 하던 도중 잠시 울먹거리기도 했다. 오 시장은 “한강버스는 한강에 단순히 배 몇 척이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이 베이글을 먹고 여유롭게 한강 경치를 감상하며 출퇴근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하나 더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은 두 선체를 나란히 붙인 ‘쌍동선’ 형태다. 시공사 은성중공업 관계자는 “한강에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선박 항해로 발생하는 파도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강 교량을 지나야 하는 만큼 선체는 약 7.45m 높이로 다소 납작하게 제작됐다.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료와 전기 모두 사용하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추진체를 적용했다.

내부에선 어디서나 한강의 야경과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파노라마형 통창이 장착됐다. 자전거 거치대 8개와 휠체어 전용 4석도 설치됐다. 다만 한강버스 안에서 업무를 보기엔 다소 불편했다. 앞 좌석에 붙은 받침대는 13인치짜리 노트북을 간신히 놓을 수 있는 크기였다.

배는 조만간 서해안을 따라 항해를 시작해 12월 말 한강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3월 말~4월께 본격 운항을 시작한다. 시 관계자는 “나머지 선박 10척도 순차적으로 건조해 한강에 띄울 것”이라고 했다.

사천=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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