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미국 시간) 나스닥 상장사인 카사바사이언스와 알렉터테라퓨틱가 각각 임상 3상과 임상 2상 실패를 발표했다. 두 바이오기업 모두 임상시험의 성패를 가르는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시무필람의 임상 3상은 804명을 대상으로 했다. 403명에게 시무필람을, 나머지 401명에게는 위약(가짜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임상 2상에서처럼 인지기능평가척도를 평가한 결과, 투약군과 위약군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p=0.43) 바이오마커 변화를 보는 2차 평가지표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시무필람은 항체치료제인 레켐비나 키순라(도나네맙)와 다른 작용기전으로 작동하며 먹는 약이어서 업계의 기대를 받았던 신약 후보물질이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을 제거하는 레켐비 및 키순라와 달리 시무필람은 치매 진행 과정에서 손상된 ‘필라민A’라는 단백질의 구조를 정상화하는 저분자화합물로 설계됐다. 특히 정맥으로 투약해야하는 기존 치료제와 다르게 먹는 약으로 설계돼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번 톱라인(주요결과)에서 주요 지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카사바는 FDA 권고에 따라 병행해 진행하는 다른 임상 3상도 중단하기로 했다.
임상 실패 소식에 이 회사의 주가는 주당 26.48달러에서 4.3달러로 83.8% 급락했다.
하지만 38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임상 치매 평가 총점(CDR-SB)을 보는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위약군에 비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지 못했으며,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양을 보는 바이오마커에서도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
알렉터는 AL002에 대한 임상개발을 종료할 예정이며 직원수를 17%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알렉터의 실패로 TREM2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표적으로서 적합한가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됐다. 지난해에는 다케다와 디날리테라퓨틱스가 TREM2를 표적하는 후보물질의 개발을 독성 문제로 중단했다. 면역 활성으로 인한 염증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TREM2 표적 약물 개발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비질 뉴로사이언스가 TREM2를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한 뒤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TREM2 연구가 한창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 축적된 상태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질병의 주요원인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이 단백질을 제거하는 게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에 대해선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단백질을 ‘몸에 박힌 탄환’에 비유하기도 한다. 탄환을 빼낸다고 해서 완전히 낫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뇌의 면역을 정상화시키려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여러 방법 중 유망한 표적 중 하나가 TREM2였으며, 국내에서는 묵인희 서울대 의과대 교수팀이 관련 작용기전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11월 26일 17시51분 게재됐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