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에 핵기술 넘겨주겠다는 러시아…심상찮은 푸틴 리스크

입력 2024-11-26 17:19   수정 2024-11-27 07:32

우크라이나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갈수록 기세등등해지고 있다. ‘핵 교리’를 바꿔 핵 없는 국가라도 핵보유국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핵으로 보복하겠다고 천명하더니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로 날려 보냈다. 핵 사용이 말로만 끝나지 않을 것임을 과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인데, 되로 받고 말로 돌려준 꼴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 한국이 “북한군 관여 정도에 따라 무기 지원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데 대한 반응이다. 북한군을 전장에 끌어들인 주범의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 “미국의 적들 가운데 누구에게 핵기술을 넘겨줄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 것은 심상치 않게 봐야 한다. 그 대상은 누가 보더라도 북한이다. 러시아는 이미 평양 방공무기 체계와 정찰위성 발사체 엔진 관련 첨단기술을 북한에 넘긴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에 절실하게 필요한 핵·미사일 핵심 기술까지 제공한다면 북핵이 눈앞의 공포로 다가온다.

푸틴이 기고만장해진 데는 그에게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기편이 돼 줄 것이란 믿음 때문일 것이다. 때마침 마이클 월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우려를 나타낸 마당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담대로 종전이 된다면 러시아에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북·러 밀착은 한층 강화되고, “핵무기를 가진 이와 잘 지내는 것은 좋다”고 한 트럼프는 언제 김정은과 마주 앉아 ‘브로맨스’를 과시할지 모른다. 한반도 주변의 안보 정세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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