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선물 12월물은 트로이온스당 2618.50달러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4.78% 하락했다. 올해 상승세를 지속하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TIGER 금은선물(H)’과 ‘KODEX 골드선물(H)’은 같은 기간 각각 5.14%, 4.52%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관세 인상과 대규모 감세 정책을 공약했다. 이 같은 정책이 시행돼 물가가 다시 급등하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금리와 금값은 반대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투자금이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이동한다. 금리 하락기에는 금융 상품의 이자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금값이 내린 이유다.
달러 강세도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달러와 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금보다 달러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으면 금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뛴 것도 금의 매력을 떨어뜨렸다.
증권가에서는 Fed의 금리 인하 방향성이 바뀌지 않은 만큼 내년까지 금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2팀장은 “중앙은행과 투자자의 금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고평가 우려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변수”라고 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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