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인플레 우려…주춤하는 금값

입력 2024-11-26 17:50   수정 2024-11-27 01:03

지난달 2800달러 선까지 치솟은 금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금값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선물 12월물은 트로이온스당 2618.50달러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4.78% 하락했다. 올해 상승세를 지속하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TIGER 금은선물(H)’과 ‘KODEX 골드선물(H)’은 같은 기간 각각 5.14%, 4.52%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관세 인상과 대규모 감세 정책을 공약했다. 이 같은 정책이 시행돼 물가가 다시 급등하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금리와 금값은 반대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투자금이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이동한다. 금리 하락기에는 금융 상품의 이자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금값이 내린 이유다.

달러 강세도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달러와 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금보다 달러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으면 금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뛴 것도 금의 매력을 떨어뜨렸다.

증권가에서는 Fed의 금리 인하 방향성이 바뀌지 않은 만큼 내년까지 금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2팀장은 “중앙은행과 투자자의 금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고평가 우려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변수”라고 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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