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성수에 70층 '마천루 아파트'…한강 스카이라인 바뀐다

입력 2024-11-26 17:51   수정 2024-11-27 01:31

한강을 마주 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성동구 성수동에 높이 250m, 최고 70층의 ‘마천루 아파트’가 들어선다. 한강 변을 세계적인 경관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세운 ‘한강 르네상스 2.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압구정과 성수에 각각 최고 70층 높이로 스카이라인을 구성하는 1만 가구 규모의 랜드마크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초고층 아파트로 한강 조망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70층을 제외한 나머지 주동의 높이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구정 ‘70층 재건축’ 길 열렸다
서울시는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소위원회에서 ‘압구정2구역 정비계획 변경안’과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 현대 9·11·12차를 묶어 ‘압구정 신현대’로 불린다. 압구정2~5구역 중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빨라 압구정 재건축의 ‘표준안’이 될 전망이다. 3·4·5구역도 첫 재건축 인허가 절차인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조합 계획대로라면 2~5구역은 8561가구에서 1만735가구로 대폭 늘어난다.

이번 계획안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은 최고 높이 250m, 2606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가구별 천장고 2.8m, 층고 3.3m를 가정하면 70층으로 재건축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한강 중심부에 있는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판상형 성냥갑 아파트’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유연한 층수 계획과 디자인 특화동 도입으로 다양한 스카이라인이 어우러진 단지로 변모할 수 있도록 층수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내놓은 신속통합기획안에선 압구정 4개 구역의 층수를 50층 내외로 제한했다. 서울시가 높이를 다듬어 1개 동만 250m까지 허용하고, 나머지는 200m 이하로 제한했다. 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은 “처음엔 155m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2구역은 랜드마크 주동뿐 아니라 여러 동이 60층 이상으로 계획돼 있었지만 이를 낮추도록 수정의견을 달았다”고 전했다.

2구역 단지 남쪽 입구에서 시작되는 8m 폭의 공공보행로는 중앙부를 가로질러 북쪽 한강 입체보행교로 연결된다. 압구정을 찾는 시민 누구나 한강공원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다. 입체보행교 시작점에는 수변 커뮤니티 시설을 지어 한강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성수동에도 70층 재개발
서울시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재개발에 따른 최고 높이를 150m에서 250m로 풀어 총 9428가구의 ‘미니신도시’로 추진한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 시장이 2009년 첫 임기 때부터 중점적으로 관리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다. 당시 성수 외에도 이촌 합정 등 다섯 곳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성수만 남았다.

이곳은 서울숲 인근에서부터 영동대교에 이르기까지 1~4지구로 나뉘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첫 정비계획 수립 이후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 등의 비용을 4개 지구에 부담하도록 하고, 층수를 35층으로 깎으면서 사업이 사실상 멈춰 섰다. 서울시는 사업성을 끌어올려 총 9428가구(공공임대 179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구별로 한두 개씩의 랜드마크 주동만 250m가 허용된다. 2011년 계획에 비해 대지면적은 약 5만㎡ 확대하고 공공기여 부담은 8% 축소했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가구 수는 약 14% 늘려줄 예정이다.

시민이 성수동 특유의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열린 단지’를 조성한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강변북로로 한강과 단절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약 1㎞ 길이 한강데크공원을 조성한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내려 한강데크공원으로 갈 수 있도록 단지를 가로지르는 공공보행로도 설치한다. 한강에서 볼 때 ‘리듬감 있는 물결 형태’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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