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최고 로펌은 15년 연속 '김앤장'…고객서비스 1위는 '세종'

입력 2024-11-26 17:41   수정 2024-11-26 17:42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등 기업들이 유례없는 법적 리스크에 직면한 한 해였다.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까지 겹치며 기업의 법률 자문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26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시상식은 이런 대내외 변화 속에 올해 남다른 성과를 거둔 국내 주요 로펌과 변호사가 한자리에 모인 행사였다. 한국경제신문·한경비즈니스와 한국사내변호사회가 기업 법무 담당자, 사내변호사 21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앤장이 15년 연속 국내 최고 로펌 자리를 지켰고, 법무법인 세종이 4년 만에 업계 2위 자리를 되찾았다.
○김앤장 15년 연속 1위…세종·율촌 뒤이어
김앤장은 조세·관세를 제외한 13개 전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문성 분야 대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 매각, 지오영 매각·인수 자문 등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정계성 김앤장 대표변호사는 “인공지능(AI) 등 산업의 급격한 발전과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법률 환경이 도전에 직면했다”며 “더 나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은 국제분쟁·중재, 형사·수사기관 대응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위로 도약했다. 김범수 카카오그룹 경영쇄신위원장 수사 대응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았고, AI센터와 컴플라이언스센터 등 6개 법률컨설팅센터를 새로 설립해 전문성을 강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3위에 오른 율촌은 ‘조세 명가’답게 조세·관세 부문에서 김앤장을 제치고 최우수 로펌으로 인정받았다. 한 대기업의 조세특례제한법 관련 사건에서 전례 없는 판결을 이끌어냈고, AI 발명자 특허출원 무효 소송에서도 특허청을 대리해 승소했다.

매출 규모 2위를 다투는 태평양과 광장은 올해 조사에서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태평양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광장은 LG화학의 20억달러 해외교환사채 발행에 자문을 제공했다. 2003년 설립된 화우는 다른 대형 로펌과 비교해 출발은 늦었지만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며 6위를 차지했다. 한미사이언스, DB하이텍 등 주요 소송에서 승소를 이끌어내며 내실을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임 경쟁보단 시장 확대 나설 때”
7위에 오른 지평은 프론티어상을 수상했다. 8위를 차지한 대륙아주와 13위로 약진한 린은 혁신상에 선정됐다. 2017년 설립된 린은 김앤장 등 대형로펌 출신 베테랑 변호사들을 영입하며 가장 주목받는 신흥 로펌으로 평가받았다.

고객 서비스 평가에서는 세종이 1위를 차지했다. 소송비용 합리성, 변호사 친절도 등 6개 항목 중 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율촌과 김앤장이 각각 2, 3위였고 김앤장은 변호사 전문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오종한 세종 대표변호사는 “로펌 간 경쟁보다는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시장을 키우는 데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자문 사례를 선정하는 ‘올해의 자문’으로는 화우의 남양유업 전 회장 상대 주식양도 소송 승소, 김앤장의 2조원 규모 지오영 매각·인수 자문, 태평양의 휴젤 보톡스 소송 승소가 선정됐다.

평가위원장을 맡은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국내 대형 로펌 간 전문성과 서비스 질을 제고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그 수준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했다.

이재환 한국사내변호사회 회장은 “이번 시상이 고객 중심의 혁신적 법률 서비스를 지향하는 계기가 것”이라고 말했고, 축사에 나선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AI 등 신기술이 발전하는 전환기일수록 법조계는 본질에 충실해 의뢰인의 법익 수호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란/민경진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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