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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공식 출범 이후 관세 등 통상환경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유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통상정책 변화 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주요 기업은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멕시코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것보다 미국 공장 생산량을 늘려 현지 생산·판매에 나서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 내년 사업계획 전면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아는 멕시코에서 연간 25만 대의 차량을 생산해 약 15만 대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공장에선 현대자동차 차종도 생산하고 있다. 미국 수출을 목적으로 두산밥캣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각각 소형로더, 구동모터코어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설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물리면 멕시코 생산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반면 미국에 공장을 둔 기업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 배터리 관련 공장을 짓고 있는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 포스코퓨처엠(양극재·미국 제너럴모터스와 합작), 에코프로비엠·SK온(양극재) 등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염두에 두고 무관세인 캐나다를 북미 거점으로 점찍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관세폭탄 발언이 현실화하면 캐나다 공장 수익성이 대폭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통상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USMCA는 2036년까지 세 나라가 대부분의 상품에 무관세를 유지하기로 한 약속이지만 이를 뒤집고 관세 폭탄을 예고한 사례에서 보듯 트럼프의 통상 압박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시나리오 분석을 마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협상이 한국에 기회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전날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에너지, 디지털, 환경 등 기존 한·미 FTA에 빠져 있는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김채연/김형규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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