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친윤계와 친한계의 '감정싸움'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의 고모까지 나서서 친한계와 언쟁을 주고받기 시작했다.김 여사의 고모로 알려진 김혜섭 목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를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개 목줄을 목에다 채워 집안에 가두라'는 필(글)을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한동훈 가족들(명의로)이 써놨다"며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을 겨냥했다.
그는 "신지호는 (김건희 여사) 고모가 한동훈 가족에게 벼락 맞을 집안이라는 말을 듣고도 참았다고 표현했는데, 해서는 안 될 말을 한동훈 가족들이 먼저 김건희 여사에게 써놓고 한동훈이 하는 말이 표현의 자유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고모도 표현의 자유한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되물었다.
신 부총장이 "김 여사 고모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집안에 대해 '벼락 맞아 뒈질 집안이다'라고 표현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한 것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신 부총장은 전날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고모라는 분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를 보고) 한 대표와 가족이 공작을 했다고 사실로 단정을 해버리면서 한 대표 집안에 대해서 '벼락 맞아 뒈질 집안이다'는 표현을 페이스북에 썼다"며 이같이 말한 바 있다.
김 목사는 "지들은 남에게 모욕과 저주를 마음 놓고 저질러 놓고 고모가 한동훈 가족에게 벼락 맞을 집이라고 표현한 것 '쎄다(세다)' 생각한다면"이라며 "신지호씨 당신 마누라도 개 목줄에 쇠사슬 매달아 집안에 가둬 보시렵니까. '개발짝(개발작)' 하지 마시고 참지 마시고 본질은 흐리지 맙시다"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 가족의 이름으로 올라온 대통령 부부 비방 글 논란은 벌써 3주째 지속하고 있다. 한 대표가 가족 명의의 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친한계 의원들은 전면에 나서서 "법리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 "문제성 발언을 한 게시글 숫자가 많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를 향해 '결자해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가 가족 개입 여부에 대해 밝히면 된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포럼 새미준 정기세미나의 '건강한 당정관계와 정치리더십'에 강연자로 나서서 "한동훈 대표 가족 이름이 들어가 있으니까 사실관계가 뭔가, 가족이 올렸나, 제삼자가 가족 이름으로 올렸나"라며 "누가 했는지 당 지도부가 파악하면 깨끗이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가 있으면 잘못을 사과하고, 억울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면 된다"고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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