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가 소위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정치 초보자가 구악인 여론 조작질부터 배운다는 게 쇄신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은 연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을 언급하며 한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가족인지 썼다는 글을 두고 참 저급한 논쟁들 한다. 그 사태의 본질은 드루킹처럼 가족들 동원해서 여론을 조작했느냐에 집약되는데, 급기야 서초동 화환 대잔치도 자작극이라는 게 폭로되고, 그 수법은 국회 앞에도 똑같이 있었다"고 했다.
홍 시장은 "그게 사실이라면(화환이 자작극이었다면) 참 저급한 신종 여론 조작질이다. 김경수가 왜 감옥 가고 드루킹이 왜 감옥 갔겠냐"며 "당직자라는 사람들은 당을 보위하는 게 아니라, 당 대표와 그 가족들 옹호하는데 급급하니, 그게 공당인가. 좀 당당하게 정치하자. 정치 초보자가 구악인 여론 조작질부터 배운다는 게 쇄신이냐"고 했다.
앞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한 대표의 배우자인 진 변호사가 과거 맘카페에서 신분을 속이고 한 대표 측에게 꽃바구니를 보내는 여론을 주도했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2017년 비공개 맘카페인 강남맘 카푸치노에서 특검팀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주도했는데 알고 보니 한동훈 검사의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가 신분을 속이고 여론을 만들었다"며 "진 변호사가 신분을 숨기고 여론조작을 했다는 사실에 강남맘 카푸치노 회원들은 배신감을 느꼈고, 결국 해당 맘카페에서 퇴출됐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놀랍게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사건에서도 동일한 수법이 등장한다. 한 대표 가족과 똑같은 글을 디시인사이드에 올리는 고정 아이디가 적발됐다"며 "바로 그 아이디가 전당대회 한동훈 캠프에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주도했다. 신분을 숨기고 온라인에서 여론조작을 했다는 점에서 강남맘 카푸치노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사건은 동일 인물의 동일한 수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이에 앞서 불거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은 게시판 작성자 이름에 한 대표나 한 대표 가족 이름을 검색하면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다수 조회됐다는 내용이 골자다. 당원 게시판은 실명 인증을 완료한 당원만 글을 쓸 수 있다. 당초 성을 제외한 이름은 가림 처리되지만, 검색 기능 이용 시 작성자 이름이 가림 없이 노출되는 전산 오류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한 대표는 이번 논란이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또 "대표직을 흔들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광범위한 자유가 허용되는 익명 게시판에서 마음에 안 드는 글이라고 (작성자를) 색출하라? 저는 그 요구에 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작성자 색출 요구는) 어떻게든 당 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 아닌가. 그런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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