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회장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입성…경영권 분쟁 장기화 불가피

입력 2024-11-28 16:53   수정 2024-11-28 16:54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입성에 성공했다. 신 회장과 모녀(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3자 연합 측에서 신규 이사가 나오면서 형제 측과 이사회 구성에서 5대 5 동률을 이루게 됐다. 어느 한쪽이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과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존 10명이었던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은 부결되고 신동국 회장을 신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통과됐다.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5명 대 4명으로 형제 측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3자 연합은 정원을 11명으로 늘린 뒤 이사회에 직접 입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날 정관 변경 안건은 57.89% 찬성을 얻었지만 특별 결의사항 요건인 3분의 2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신동국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과반 이상인 57.86%의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업계에서는 당초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 3자 연합이 이미 48.19%로 과반 가까운 지분을 확보해서다. 형제 측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29.07%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6.04%의 지분을 보유해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던 국민연금이 주총 하루 전날 중립을 선언하면서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형제 측은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노려 다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3월 한미사이언스 사외이사 3명(신유철·김용덕·곽태선)의 임기가 만료돼서다. 세 인물은 3자 연합 측 인물로 평가된다. 임기 만료 후 신규 이사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로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지분 구조상 3자 연합이 원하는 이사진을 선임하기 수월한 상황이다.

이날 임시 주총은 당초 시작하기로 했던 오전 10시보다 4시간 30분 지연된 오후 2시 30분께 시작됐다. 주총이 시작되자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한미사이언스의 현재 상황에 대해 고성이 오가는 상황도 벌어졌다. 한 주주는 신동국 회장을 두고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낸 당사자가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법무법인 세종의 이종현 변호사가 신동국 회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헀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하겠다"며 "치열한 분쟁 상황이 지속되는 현재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주주 분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일부 대주주 및 세력의 이사회 증원을 통한 경영권 장악시도를 막아낼 수 있었다”며 “이사회가 5대5 동수로 재편됐지만 이사님들도 회사의 미래와 발전을 고려해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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