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춰주는 효과가 있는 신약이 국내에 출시됐다. 발병 원인이 되는 물질을 제거하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그치는 기존 치료제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에자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를 국내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지 6개월 만이다. 미국에서는 2023년 7월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이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 중 하나로 꼽히는 아밀로이드베타(Aβ)를 제거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임상 3상에서 위약군 대비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하는 효과가 입증됐다.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된다. 질병 초기 선제적으로 투여해 증상 악화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상 과정에서 뇌부종, 뇌출혈 등 부작용이 일부 발견됐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다.
현재 병원에서 의료진이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레켐비를 집에서 환자가 투여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지난 1일 에자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주 1회 투여하는 레켐비 피하주사(SC) 제형 오토인젝터(자동주사기)의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자가 투여가 가능해지면 투약 시간이 1시간에서 15초로 줄어든다.
다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약가는 풀어야 할 과제다. 미국에서는 연간 3500만원, 일본은 2700만원 선에 공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급여로 출시되는 만큼 유통 마진, 병원 마진 등에 따라 병원별로 약가가 달라진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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