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국내 협동 로봇 1위인 뉴로메카 지분을 인수하고 공장 자동화에 나서기로 했다. 주력인 철강과 배터리 소재 분야라도 돈이 안 된다면 과감히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던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신사업 투자다. 포스코 ‘장인화호(號)’의 신사업 방향이 로봇과 공장 자동화쪽으로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뉴로메카에 1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5%를 인수할 예정이다. 납입일은 다음달 5일이다.
뉴로메카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 선두 기업이다. 단순·반복적이면고 위험한 업무 등을 로봇팔 형태의 로봇이 대신하는 형태다. 보통 공장 내에서 작업 공간을 사람과 공유해 일을 한다.
업계에선 포스코와 뉴로메카가 포스코 공장 자동화를 위한 공동 연구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 분야는 공장 자동화율이 반도체나 자동차 공장에 비해 낮은 편이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일부 공정을 제외하고는 자동화 로봇이 거의 쓰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포스코가 공장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감축 등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과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로봇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공장 자동화를 진행해왔다. 사람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등을 만드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2대 주주이고, 자율주행 로봇을 만드는 로보티즈는 LG 전자가 2대 주주로 있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공장 자동화 등이 순조롭게 이어지면 지분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전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2차전지를 신사업으로 키운 것처럼 장 회장이 로봇 분야를 신사업으로 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철강 분야뿐 아니라 2차전지 분야에서도 스마트팩토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장 자동화는 필수적으로 해야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자산 정리에 주력했던 장 회장이 단행한 첫 지분 투자라는 의미도 있다. 포스코그룹은 장 회장 취임 후 수익성이 낮고 불필요한 자산 정리에 주력해왔다. 1997년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현지에 세운 스테인리스강 공장을 매물로 내놓았고,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용 음극재 코팅 소재를 생산하는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OCI에 전량 매각했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내 자산 120개를 2026년까지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이 취임 2년 차를 앞두고 본격적인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며 "취임 이후 9개월 동안 준비한 신사업의 밑그림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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