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문제의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AI 시대에는 누가 돈을 벌게 될까’, 다른 하나는 ‘AI와 함께 사는 미래의 삶은 어떨까’다. 저자는 그 답을 찾기 위해 기술과 산업, 경제와 문화를 오가며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상상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지혜롭게 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흐름’을 읽는 것이라고 말하며, AI 시대의 트렌드를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인공지능 시대에 모두가 AI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금광을 찾으려고 앞다퉈 뛰어든 19세기 골드러시 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 사람들은 금광 탐사자가 아니라 금광 개척에 필요한 곡괭이(pick)나 삽(shovel) 같은 도구를 팔던 이들이었다. 잘 찢어지지 않아 금광 개척민들이 즐겨 입은 청바지를 만든 회사도 돈을 벌었다. 이른바 ‘픽 앤드 쇼블’ 전략이다.
AI 시대에도 곡괭이와 삽을 찾는 넓은 시야와 안목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 첫걸음은 새로 나온 AI 앱을 써보고, AI 관련 소식을 꼼꼼히 챙겨보는 식의 관심과 노력이다.
이런 맥락에서 책은 분량의 상당 부분을 증시에 할애한다. 자본주의 경제와 기술 발전에서 증시가 보여주는 상징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어떤 기술기업에 투자가 집중되는지를 통해 기업의 흥망성쇠뿐 아니라 기술 트렌드의 변화 추이와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의 부상을 체감할 수 있다”고 했다.
책은 또 인공지능의 기술적 특성이나 활용 방법만을 강조하기보다 AI가 지금 우리 사회와 문화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명료하게 알려준다. 바둑기사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 쇼크’가 여전히 일상과는 거리가 있다면, ‘챗GPT’로 상징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일상의 경계를 넘어온 변화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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