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롯데의 주요 계열사는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롯데 측은 이날 IR에서 롯데칠성 서초동 부지와 롯데렌탈 매각 추진과 관련한 기관투자가의 질문에 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공식적인 의사결정이 나야 밝힐 수 있다”면서도 “롯데렌탈은 매각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IR에선 지주를 비롯한 핵심 계열사들이 자체적인 자산 매각 및 효율화, 체질 개선 방안을 밝혔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로 지목된 롯데케미칼은 저수익 자산을 매각한다. 여수·대산 공장에선 이미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린 기초화학 사업 비중은 60%에서 2030년 30%로 낮추기로 했다.
호텔롯데는 업황이 나쁜 면세 사업부터 손을 댄다. 해외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면세점 면적을 축소하는 등 고정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롯데시티호텔 2~3곳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백화점·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를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토지 자산은 7조6000억원 규모로, 재평가가 이뤄지면 자본 증가 및 부채 비율 감소, 신용도 상승 등 재무 건전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적 적자가 5000억원이 넘는 e커머스 사업부는 2026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건설은 부실 사업장 정리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부채를 1조원 감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부채 비율을 187.7%로 낮추고, 우발채무 규모도 2조원 이하로 관리하는 등 현금성 자산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IR은 애초 26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유동설 위기설이 확산하면서 이틀 연기됐다. 그룹의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기관투자가들이 롯데에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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