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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피지수는 1.95% 하락한 2455.9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49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2.33% 급락한 678.19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시장의 불안심리는 오히려 극대화됐다. 한은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4%에서 2.2%, 내년과 2026년 증가율 전망치를 각각 1.9%, 1.8%로 내려 잡으면서 국내 경기가 ‘1%대 저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과 소비·투자 지표는 5개월 만에 동반 감소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이 장중 149.8엔까지 내리며 증시는 하락폭을 더 키웠다. 지난 8월 엔화 강세가 초래한 금융 시장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시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저리의 엔화를 빌려 고가치 자산에 투자)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바 있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제재 대상에서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도 국내 반도체주의 약세를 불렀다. 이날 삼성전자는 2.34% 하락한 5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5.22%), 포스코홀딩스(-4.40%) 등 2차전지주와 기아(-2.21%) 등 자동차주도 크게 하락했다.
전날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에 대한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거시경제는 달러 강세와 관세의 불확실성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수출과 산업 생산의 증가 속도가 줄면서 경제 성장률도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연말까지 2500선을 맴돌 것”이라며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막 꺾이기 시작한 만큼 아직 증시 저점을 가늠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이익 하향세가 본격화하는 시기에는 이익이 증가하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3개월 전 대비 증가하는 동시에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은 세 곳뿐이다. 효성중공업과 HD현대미포, 네이버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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