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원평화상 수상 "세계 평화 위해 더 발로 뛸 것"

입력 2024-11-30 00:29   수정 2024-11-30 00:30



“인권과 기후 문제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전직 정치 지도자들이 분쟁 지역을 누비며 세계 평화를 한 걸음 더 앞당겼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국제사회 원로 자문 그룹 ‘디 엘더스(The Elders)'를 대표해 29일 제 1회 '미원평화상'을 수상하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경희대는 29일 대학 본관에서 제1회 미원평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미원평화상은 교육자이자 세계 최초로 ‘유엔 세계 평화의 날’을 제안한 평화운동가이자 경희학원 설립자인 고(故) 조영식 박사를 기리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된 상으로, 상금은 20만 달러(약 2억6700만 원)다.

디 엘더스는 2007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설립한 단체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비롯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전직 정치 지도자들로 구성된 독립 비영리단체다. 현재 의장은 2019년 콜롬비아 내전을 종식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으로 본부는 영국 런던에 있다. 디 엘더스는 설립 이후 우크라이나 등 주요 분쟁 지역을 방문해 갈등 완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활동을 펼쳐 왔다.

미원평화상 선정위원장을 맡은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디 엘더스의 구성원들은 세계 평화와 인권 증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현장에서 활동해 왔다”며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평화 달성을 위한 비전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40개 단체와 개인 후보자를 심사한 끝에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디 엘더스를 대표해 수상 소감을 밝히며 “평화를 위한 노력은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어린이들이 희생되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하루빨리 전쟁이 종식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를 세계 평화 실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며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그는 “한국이 이러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세계 문를 올바르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여야가 합의하는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며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서 국제 문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넓은 시각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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