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런닝맨들 입는 옷으로 유명"…이랜드, 베트남 '승부수'

입력 2024-12-02 15:08   수정 2024-12-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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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를 앞세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 집중해 온 이랜드가 ‘넥스트 차이나’로 베트남을 지목한 것이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후아유는 지난달 베트남에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내년에는 하노이와 호찌민 등 중심 상권에 10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베트남 아이유’라 불리는 현지 가수 호아민지를 모델로 발탁해 마케팅 활동에도 돌입했다.

이랜드는 2009년 베트남 현지 의류 제조업체인 탕콤을 인수해 생산법인을 두고 있지만 아직 패션이나 리테일 유통 등 소매 부문에 진출해 있지는 않았다.

이랜드가 2000년 론칭한 후아유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기반한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을 지향하는 K패션 브랜드다. 후아유 매출은 2020년 480억원에서 지난해 9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아유가 이처럼 최근 급성장한 것은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의 인기 덕분이다. 특히 동남아에서 후아유는 TV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멤버들이 입는 옷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후아유의 올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서울 용산에 있는 HDC신라면세점 등에서는 동남아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후아유 매장 오픈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후아유 현대면세점 동대문점의 경우 단일 매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올해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후아유가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걸 눈여겨본 베트남 유통그룹 빈컴과 타카시마야 백화점 등 대형 바이어들이 먼저 입점 제안을 해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후아유가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후아유는 특유의 곰 캐릭터인 ‘스티브’를 토대로 한 캐릭터 지식재산권(IP)에 강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비슷한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인 폴로나 타미힐피거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랜드는 후아유에 대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스파오 등 다른 브랜드의 추가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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