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은 30일(현지시간) 호주 첼트넘의 킹스턴히스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2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 합계 4언더파 212타를 적어낸 이승민은 공동 2위 킵 포퍼트(잉글랜드)와 웨인 퍼스키(호주)를 무려 1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날 준우승을 차지한 포퍼트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US어댑티브오픈 2회와 3회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한 세계 장애인 골프 랭킹 1위 선수다. US어댑티브오픈 초대 챔피언인 이승민의 세계 장애인 골프 랭킹은 2위다.
2022년 US어댑티브오픈 이후 약 2년 만에 국제 대회 정상에 오른 이승민은 매니지먼트 회사인 볼미디어를 통해 “이런 큰 대회에서 우승해 무척 영광”이라며 “가족과 후원사, 항상 훈련을 도와주는 윤슬기 형(코치)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남녀 대회가 동시에 열리는 ISPS 한다 호주오픈과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치러졌다. 이승민은 “갤러리의 응원이 힘이 됐다”며 “많은 박수와 응원 덕분에 정말 재밌게 경기했다”고 했다.
두 살 무렵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이승민은 중학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세미프로 자격증을 땄고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정회원이 됐다. 2022년 US어댑티브오픈에서 우승한 뒤 ‘골프계 우영우’라는 별명을 얻은 이승민은 내년엔 KPGA투어와 G4D투어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승민은 “장애가 있지만 골프를 해보려는 친구가 많아진 것 같은데 그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더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세계 장애인 골프 랭킹 1위와 국가대표 도전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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