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영사 분야의 대표 학회인 한국경영사학회가 지난 30일 가천대 가천관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즈니스 역사’라는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비즈니스가 도입되고 발전해 온 지역별 상황과 시기별 과정에 대해 살펴보면서 현재 우리 경제에 주는 시사점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사무국장 박진숙(남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식에서 임상혁 회장(단국대)은 ‘많은 회원님의 참석에 감사드리며, 논문 발표와 토론을 통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비즈니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개회사가 있었다. 그리고 김완희 가천대 경영대학장이 ‘과거와 미래를 통찰하는 경영사적 연구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비즈니스가 걸어온 길에 대한 역사적 인식이 제고’되기를 바라며, ‘경영사 연구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는 축사가 있었다. 또한 이일한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이 ‘한국벤처창업학회와 한국경영사학회의 학술적 교류를 통해 경영사 연구의 독창성과 학문적 깊이를 이해하고 많은 학문적 영감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축사도 있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총 3개 분과에 13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서문석 교수(단국대)를 좌장으로 진행된 제1분과에서는 이일한·안혜진·서국선 교수(중앙대·건국대·중앙대)는 창업학과와 창업대학원의 역사를 통해 창업교육이 현장성, 유연성, 지속성을 가지고 창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영근·강형구 교수(상명대·한양대)는 한국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발전 과정을 통해 민간 중심으로 벤처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실질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전성민 교수(가천대)는 경영사 관점에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에 대한 경영사적 연구가 사회과학과의 융합을 통해 제도와 기업가 정신의 관계를 탐구하여 통합적인 이론틀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렬 교수(연세대)를 좌장으로 진행된 제2분과에서는 김유진 교수(서울시립대)는 중동에 첫 대규모 인프라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삼환기업이 한국 기업사에서 가지는 의미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서영예·전성민 교수(가천대)는 창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디자인이 혁신성과 사용자중심성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과 브랜드 철학에 밀접하게 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민-Euimin Keun 교수(한국외대)는 사외이사 비율을 높이는 등의 외부 모니터링 강화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장기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일본의 전기기계회사들을 사례로 설명했다. 그리고 Miao Han-황용식 교수(세종대)는 다국적 기업에서 문화적 갈등을 조정하고 다문화전략이 문화적 갈등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제3부에서는 전성민 교수(가천대)를 좌장으로 우리나라 사례를 다룬 5편의 논문이 발표되어 많은 회원의 관심을 끌었다. 김승회·윤영호 교수(충북대)는 1980년대 초반 경제수석비서관이었던 김재익이 인간중심의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경제안정화와 기술개발을 달성하여 한국경제의 혁신적인 전환을 이루어내었다고 주장했다. 김재환·임상혁 교수(단국대)는 대한제분이 기회 인식과 기회 활용의 양면적 리더십을 통해 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승민·한주희 교수(가천대)는 인바디(InBody)의 발전 과정을 통해 AI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전략적 제휴와 마케팅 강화를 통해 대중적 접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유저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hen bangbo-최명철 교수(가천대)는 중국 통신 제조업이 기술혁신과 정책지원에 의해 발전했으며,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단계의 발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범 교수(중앙대)는 K-pop의 콘셉트가 전통적 마케팅에서 경영전략과 마케팅전략이 융합된 전사적 전략으로 발전했으며, 컨셉트의 속성도 홍보의 단계, 상품성의 단계, 회사 역량의 총체라는 단계로 발전했음을 분석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 중에서 가장 우수한 논문에 주어지는 우수논문발표상은 김승범 박사(중앙대), 최영근·강형구 교수(상명대·한양대), Miao Han·황용식 교수(세종대)가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이후 진행된 정기총회에서는 2024년의 학회 활동을 뒤돌아보고, 다년간 기업사연구회를 헌신적으로 이끌어온 유성기 교수(총신대)와 사무차장으로 학회 실무를 도맡아 수행한 강보경 박사(단국대)에게 공로패를, 그리고 학회의 모든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김청열 교수(동명대)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이후 지난 2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학회를 다시 본궤도에 올려놓고 새로운 발전의 기반까지 마련한 임상혁 회장의 이임사에 많은 회원들이 그간의 노고에 큰 박수로서 화답했다. 그리고 서문석(단국대) 교수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하고 학술대회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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