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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는 2일(현지시간) 중국의 반도체 거래 제한 기업을 확대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중국 수출 제한 등을 골자로 한 확대된 대중 반도체 및 반도체 설비 수출제한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이 2022년 10월, 외국 직접생산 규정(FDDR)을 통해 중국에 대한 미국 및 주요 반도체 생산국가의 대중 수출제한을 제한한 이후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세번째 조치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한데 따르면,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생산 및 반도체 설비 제조업체 140개 기업을 수출 제한 대상 기업으로 확대 지정할 계획이다.
미국의 이번 대중수출제한 조치에는 AI 훈련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의 수출 제한이 포함된다. 또 24개의 추가 칩 제조 도구와 3개의 소프트웨어 도구 수출 제한 및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칩 제조 장비에 대한 새로운 수출 규제가 포함된다.
로이터는 이번 규정으로 HBM2 이상을 생산하는 한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가운데 삼성전자가 가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분석가들은 삼성이 HBM 칩 판매의 약 30%를 중국에서 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설비제조업체 가운데 램리서치와 KLA,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과 네덜란드의 ASMI 등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규정은 미국과 네덜란드 및 일본의 장비로 이들 국가 이외에서 생산된 반도체 및 반도체 관련 부품의 대중 수출에 적용된다. 또 한국, 대만, 이스라엘, 싱가포르에서 제조된 반도체 관련 장비에도 적용된다. 반면 일본과 네덜란드 장비 업체에는 기존 규정 이외에 신규 규제는 면제된다.
새로 확대된 FDDR 규정은 한국 등 동맹국에도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규칙은 일본과 네덜란드와의 장기간의 논의 끝에 발표된 것으로, 이들 국가는 미국과 함께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부문의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유사한 통제를 채택한 국가에 대해서는 면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새로 제한 대상이 된 중국 기업에는 반도체 회사 20여 개, 투자 회사 2개, 반도체 생산 설비 제조업체 100개 이상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장비 제조업체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 피오테크, 시캐리어 등이 포함된다.
이들 기업 가운데 스웨이저 테크놀로지, 칭다오 시엔, 선전 펜선 등의 기업은 대부분 중국의 화웨이 테크놀로지 협력 업체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한 때 미국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는 중국의 첨단 칩 생산 및 개발의 중심에 있는 통신 장비 분야 선두주자가 됐다.
2022년 10월, 미국은 1990년대 이후 중국에 대한 기술 정책의 가장 큰 전환으로 간주되는 고급 반도체의 판매 및 제조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로이터는 중국에 대한 이 조치들은 트럼프가 취임해도 대부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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