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이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커지며 급락했던 화장품주가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화장품 업종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다. 전문가들은 최근 화장품주의 하락폭이 실적 대비 지나쳤다며 저점 매수할만 한 시기라고 조언하고 있다.
3일 브이티는 27.05% 상승한 3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삐아와 아이패밀리에스씨도 각각 18.60%, 14.38% 올랐다. 코스메카코리아(10.63%), 코스맥스(9.87%), 한국콜마(6.08%)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화장품주는 지난달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지난 한 달 간 20~30%씩 급락하며 상반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코스알엑스 등 한국의 K뷰티 부흥을 이끈 일부 브랜드의 3분기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K뷰티 유행이 끝물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코스맥스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4개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치는 10.8배로 지난 6월(20배)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코로나19와 중국 소비 부진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2022년(12.5배)보다 더 하락한 수치다.
이날 화장품주가 오랜만에 반등한 것은 화장품 수출 실적이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11월 화장품 수출액은 93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1년(92억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월 수출액은 9억2000만달러로 전달(10억4000만달러)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월별 평균 수출액(8억4500만달러)을 넘어섰다.
수출 성적이 우려보다 양호하다는 것이 증명되자 주가도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화장품 시장서 트렌디하고 가성비가 높은 중소형 브랜드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만큼 K뷰티 산업의 구조적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오히려 조정을 기회로 삼아야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 화장품 기업보다 중소형 기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코스메카코리아 코스맥스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의 내년 생산 가능 물량은 올해 대비 20% 이상 증가한다"며 "동남아 지역의 실적이 호조세인데다 중국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추가적인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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