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 20조원 투자 유치 공약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업 친화적 행정에 모든 자원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정명근 경기 화성시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성의 비약적인 발전은 결국 기업 성장이 견인해 온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 다섯 번째 특례시 전환
화성시는 2001년 군에서 시로 승격될 때만 해도 인구 21만 명, 예산 2500억원의 소도시에 불과했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 100만 인구(102만9524명)에 3조5000억원 재정을 보유한 광역급 도시로 탈바꿈했다. 내년 1월엔 수원·고양·용인시에 이어 경기도 네 번째 특례시로 전환한다. 전국적으로는 경남 창원시까지 포함해 다섯 번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기아 등 대기업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많은 2만8590개의 기업이 앞다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시가 각종 지원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해온 덕분이라는 평가다.정 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4년 임기 동안 20조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당시 100조원 투자 유치 공약을 냈고 화성시가 경기도 산업의 20%가량을 점유하고 있어 최소 그 정도는 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이후 각 기업에서 확정한 투자 계획에 따라 총 11조2466억원(3분기 기준)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으며 임기가 끝나는 2026년 7월까지 충분히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까지 투자를 집행했거나 계획 중인 기업의 면면도 화려하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 내 고성능컴퓨팅(HPC)센터를 신규 건립하는 데 1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기아는 내년 7월 화성공장에서 국내 첫 목적기반차량(PBV)을 양산하기 위해 1조원을 투자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인 ASM과 ASML은 오피스와 교육연구시설, 공장 등을 짓는 데 1조3750억원을 쓸 예정이다.
정 시장은 “ASM과 ASML은 이곳에 한국 본사를 두고 총 3000여 명의 연구·사무 인력을 고용할 예정”이라며 “화성시도 이에 화답해 사상 처음으로 총 150억원(국비·도비 포함)의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업하기 좋은 화성 만들 것”
정 시장은 이처럼 대규모 기업 투자가 잇따르는 이유로 우수한 교통·주거 인프라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수서고속철도(SRT)와 광역급행철도(GTX-A) 등을 통해 수서·판교에서 단 20분이면 화성에 올 수 있고 경부고속도로 등 도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며 “여기에다 40만 명이 살고 있는 동탄신도시에서 질 좋은 주거 및 교육 서비스가 가능해 자족도시로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정 지원도 한몫했다는 게 정 시장의 분석이다. 정 시장은 “작년 7월 시청에 투자유치과를 신설한 데 이어 올 7월에는 투자 기업의 인허가 및 애로사항 해소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다”며 “기업 지원부서(기업통상지원팀)를 통째로 화성 상공회의소로 내보내 현장에서 관련 민원을 전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현대차·기아 직원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남양연구소와 화성IC를 잇는 국도 77호선 구간을 2030년까지 기존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하기로 한 것도 ‘현장 민원실’에서 탄생했다.
내년에 특례시로 전환되면 화성시의 이 같은 기업 친화 드라이브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 시장은 “내년부터 51층 이상, 연면적 20만㎡ 이상 대규모 건축물 인허가를 비롯한 16개 사무가 도에서 시로 이관된다”며 “이를 활용해 기술 혁신, 생태·환경, 문화·관광 등 인프라를 대거 확충함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화성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화성=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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