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와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올해 해외 진출 20주년을 맞았다. 해외 진출 초기 한인 타운과 주요 대도시에서 직영점 위주로 운영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 최근엔 가맹 사업을 적극 확대해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구석구석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신규 출점 규제와 소비 침체 등으로 내수 시장의 한계를 체감한 두 베이커리 업체는 해외 시장 공략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83개 신규 출점 계약을 체결했다. 가맹 사업이 급성장해 전체 점포 중 가맹점 비중은 91%에 이른다. 가맹 사업이 궤도에 오른 것이다. SPC 관계자는 “가맹 사업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브랜드가 확고히 자리 잡아 사업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SPC 미국 법인 매출은 올해 400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영업손익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푸드빌 미국 법인의 작년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가까이 늘었다.
대런 팁튼 SPC 미국 법인장은 세계 1~2위 빵 소비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낸 성과와 관련해 “다민족, 다인종 문화에 맞춘 수백 가지 종류의 빵과 매장 한가운데 빵을 두는 한국 베이커리식 중앙 진열 방식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빵 백화점’ 전략이다. 미국엔 도넛과 베이글 등 세부 품목만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가 많지만 여러 종류를 한꺼번에 취급하는 프랜차이즈가 거의 없다. 반면 한국 업체는 도넛, 베이글, 바게트, 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빵을 판매한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최근 동남아에 잇달아 점포를 열며 인구 19억 명인 할랄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SPC그룹은 400억원을 들여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빵과 케이크, 소스류 등 60여 개 품목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짓고 있다. 이달 말 준공 예정이다. SPC 관계자는 “조인트벤처, 마스터 프랜차이즈(중간 가맹점) 등 다양한 형태로 진출해 글로벌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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