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에서 송 사장을 ‘글로벌 기아’에 꼭 맞는 경영자로 꼽는 이유다. 송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31년 동안 해외 영업 업무를 담당하고, 이 중 15년을 해외 주재원으로 일한 ‘해외통’이다. 프랑스판매법인장, 수출기획실장, 유럽법인장을 차례로 맡으며 신시장 개척 작업을 주도했다. 현대차그룹이 2020년 기아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이던 그를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한 이유가 바로 해외 사업 강화였다.
송 사장은 ‘외유내강형’ CEO다.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송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2021년 2월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기아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패스트 팔로어가 아니라 퍼스트 무버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고객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결국 실패한다”고도 말했다.
송 사장은 ‘하드 워커’이기도 하다. 주말에 자주 출근하고, 수시로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나눈다. 그의 곁엔 항상 책이 있을 정도로 다독가이기도 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모든 업무를 ‘고객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수시로 점검 회의도 연다. 그를 만난 사람들은 “자동차에 대해 누구보다 애정을 가진 스마트한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송 사장은 ‘조용한 소통가’다. 직원 휴게라운지 옆에 집무실을 둘 정도다. 언제든지 문을 열고 나와 직원들과 소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기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보고를 위한 보고’처럼 허례허식은 마다한다. 송 사장은 “조직문화는 자유로워야 한다”며 업무 보고를 간소화해 비효율을 없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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