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인력 中유출 브로커' 韓컨설팅업체 대표 구속 송치

입력 2024-12-03 17:48   수정 2024-12-04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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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반도체 전문인력을 중국 반도체 기업 청두가오전(CHJS)이 스카우트하도록 알선해 삼성이 독자 개발한 20나노 D램 기술을 빼돌리는 데 일조한 브로커가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컨설팅 업체 대표 A씨(64)를 구속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A씨는 2017년 퇴사 후 국내에 컨설팅 업체를 차리고 CHJS 고문으로 활동했다. 그는 기존 연봉의 2~3배와 주거비, 교통비 지원 등을 약속하며 삼성전자의 핵심 인력을 CHJS에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말고도 같은 방식으로 CHJS에 국내 반도체 전문인력을 빼돌린 헤드헌팅 업체 대표 2명과 헤드헌팅법인 한 곳도 불구속 송치했다. A씨와 이들이 CHJS에 소개한 국내 인력은 3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CHJS는 전직 삼성전자 직원들의 반도체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중국 현지에 D램 제조 공장을 만들었고, 공장을 준공한 지 불과 1년3개월 만인 2022년 4월 시범 웨이퍼 생산에 성공했다. 통상 반도체 제조사가 공장을 지은 뒤 D램 반도체 시범 웨이퍼를 생산하기까지는 최소 4~5년이 걸린다. 아직 CHJS 공장은 반도체 양산 단계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4조3000억원에 이르며, 경제 효과 등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금액은 그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직 삼성전자 임원 최모씨(66)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빼돌려 중국 지방정부와 합작해 CHJS를 설립한 사건을 수사하다가 이 사건 피의자들의 불법 인력 알선 혐의를 포착했다. 경찰은 국가 핵심 기술을 유출하고 부정 사용한 CHJS 임직원 21명도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기면서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국가 핵심 기술에 대한 첩보 수집과 단속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업 대상 교육을 확대하고 전문 수사요원도 투입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 인력 알선업자에게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 단계에서 구속한 사례”라며 “현행 산업기술안보보호법상 기술 인력 브로커 처벌 규정은 없어 보다 엄정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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