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눈에 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0월 발표한 올해 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따르면 미국은 2.8%로 캐나다 1.3%, 독일 0%, 영국 1.1%, 프랑스 1.1%보다 월등히 높다.
경기침체 지표인 ‘삼의 법칙’을 고안한 클라우디아 삼 박사는 이날 미국 경제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 매월 대규모로 쏟아지는 스타트업을 꼽았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월별 창업 신청 건수는 팬데믹 이전 30만 건 이하였지만 팬데믹 직후 50만 건 가까이 늘었다가 최근 40만 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삼 박사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기타 소득 지원이 기업가정신을 고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흑인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신청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창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유명 경제 분석가이자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알려진 조지프 폴리타노는 각 선진국의 노동생산성을 2015년 100으로 잡았을 때 2024년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는지 분석했다. 그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2024년 3분기 115 인근까지 올랐지만 영국은 107 인근이었고 프랑스는 100을 겨우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의 압도적인 노동생산성은 다른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4년 9월까지 3개월 동안 미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19년 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8.9% 증가했으며, 지난 1년간 연간 2~2.8% 증가율을 유지했다. 반면 캐나다의 노동생산성은 지난 16개 분기 중 14개 분기 동안 감소했으며,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2% 낮았다. 유로존에서는 2007년까지 5년 동안 생산성 증가율이 5.3%를 기록했으나 2019년까지 5년 동안 2.6%로, 최근 5년 동안에는 0.8%로 떨어졌다.
미국의 기업들이 고위험·고수익 방식의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스위스 로바르오디에은행의 사미 차아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투자 주도형 혁신 생산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비용 경쟁력이라는 경제 논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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