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언론매체들도 앞다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원화 가치는 2년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3일 AP통신, CNN, 로이터통신 등은 "한국의 윤 대통령이 TV 생중계를 통해 발표한 긴급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윤 대통령은 한국의 야당(더불어민주당)이 북한에 동조하고 반국가 활동으로 정부를 마비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AP는 "윤 대통령은 최근 몇 달 동안 지지율이 하락한 가운데, 2022년 집권 이후 야당이 장악한 국회에 맞서 자신의 의제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년 예산안을 놓고 민주당과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해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아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일련의 스캔들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 대한 요구를 일축했고, 정적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AP는 "다만 비상 계엄령으로 한국의 국가 운영과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중국 신화통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도 "한국의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긴급 보도했다.
BBC는 "윤 대통령이 이날 발표에서 북한 공산 세력과 반국가 세력 척결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한반도에서 교전 상황은 아니지만 긴장 강도가 올라가는 상황이었다"며 "윤 대통령이 이번 계엄령 선포로 아시아의 친(親)서방 국가에 충격을 안겼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의 견제로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정치적 계책으로 계엄령을 꺼냈을 수 있다는 게 데일리메일의 해석이다.
CNN은 "한국의 윤 대통령이 비난의 화살을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쏘고 있다"며 "야당이 북한 및 반국가 세력과 결탁하고 있다고 윤 대통령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발표 직후 미국 증시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가 개장 전 프리마켓 거래에서 2.7% 급락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보수 성향의 윤 대통령이 늦은 밤 비상 계엄령을 선포해 국회를 통제하는 좌파 집단이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FT는 "강경한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가 활동을 마비시켰다고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화 가치는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에 비해 1.4% 떨어져 달러당 1423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한때 143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원화 가치 수준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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