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한밤중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들끓었다.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국내 대표 포털들은 계엄 관련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뉴스 페이지를 별도 신설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4일 각종 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국회 앞 통제 상황이나 군 헬기·차량이 드나드는 모습을 촬영해 이를 온라인상에 게시했다. 국회 내부 상황도 정치인들이 유튜브 등을 활용해 실시간 방송하면서 내부 상황이 여과 없이 전해졌다.
국회 본회의를 주재한 우원식 국회의장 개인 유튜브 채널 시청자 수는 6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월담을 해 국회에 진입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238만여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도 계엄 관련 정보가 공유됐다. 복수의 오픈채팅방에선 "2시간짜리 서울의 겨울", "제일 걱정이 군대 가있는 아들들과 그 아들의 부모님들", "교과서에서나 보던 계엄령이라니"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면서도 허위 사진이나 가짜뉴스로 혼란을 야기할 만한 메시지를 극도로 경계하는 사용자들 반응이 주를 이뤘다.
국내 대표 포털들은 계엄 소식을 빠르고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뉴스 페이지 중 일부 영역을 새롭게 구성했다.
네이버는 계엄 관련 '특보' 영역을 신설했다. 네이버 모바일 앱 홈 화면 검색창 하단엔 '뉴스특보'·'관련 뉴스 보기' 배너를 표시했다.
다음도 모바일 앱 첫 화면 검색창 하단에 계엄 소식을 볼 수 있는 배너를 마련했다. 이 배너엔 △비상계엄이란 △뉴스특보 △기사보기 등의 항목이 구분돼 있다. '비상계엄이란'을 누르면 비상계엄령에 관한 다음백과 페이지로 연결된다. 이 페이지 하단엔 '함께 보면 좋은 내용'으로 △4·19 혁명 △5·16 군사정변 △10월 유신 △12·12군사반란 등의 정보가 함께 나타난다.
네이트 역시 모바일 앱 첫 화면 검색창 하단에 비상계엄 관련 영상과 뉴스 기사를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네이버의 경우 한때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일부 서비스가 접속 오류를 빚기도 했다. 네이버 뉴스 댓글 서비스는 장애가 발생했지만 곧바로 정상화됐다. 네이버 카페 서비스는 뉴스 댓글보다 긴 시간 접속 오류가 이어졌지만 자정 무렵 모두 해소됐다.
네이버 모바일 앱 뉴스판에 표시되는 언론사 기사를 누를 경우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뜨기도 했지만 트래픽 급증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곧이어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이날 오후 11시를 기점으로 정치활동 금지, 언론·출판 통제, 집회 금지, 전공의 복귀 등의 내용이 담긴 '포고령 1호'를 발표했다.
하지만 국회가 약 2시간 만인 4일 이날 오전 1시2분 의원 190명이 참석해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제동이 걸렸다. 윤 대통령은 같은날 오전 4시27분 특별담화를 통해 계엄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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