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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가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수령 절차를 중단한다.
4일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마이크로칩이 반도체 보조금 수령에 관한 절차를 일시 중단했다”며 “보조금 수령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마이크로칩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으로 총 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으로 총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칩은 1억62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오리건과 콜로라도에 있는 공장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오리건주 공장에서는 두 차례 근로자 강제 휴직을 시행했고 지난 2일에는 애리조나주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 공장 폐쇄로 약 500명의 직원에 영향이 갈 것으로 추산된다. 마이크로칩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칩 입장에서는 정부 보조금이 전체 공장 비용의 일부만 지원한다는 한계가 있다. 스티브 상히 마이크로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UBS 컨퍼런스에서 “정부가 투자 비용의 15%를 지원하지만, 나머지 85%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1억 달러를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칩 측은 보조금 중단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미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마이크로칩과 반도체법 관련 절차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며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칩에 배정된 지원금이 재배정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이크로칩의 결정이 임기 종료 전 반도체 지원금을 신속하게 집행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는 올해 1월 마이크로칩을 반도체 보조금 두 번째 수혜 대상으로 선정했다. 미국 상무부는 현재까지 20개 이상의 기업과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사전 합의를 마쳤고 인텔, TSMC 등 6개 기업과는 최종 합의도 마쳤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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