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한국 상황 괜찮은 거냐며 해외 투자사에서 확인 메일이 왔어요. 투자사들에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단체 메일을 작성해 전송하려고 합니다."
최근 해외 투자를 유치한 한 기업 솔루션 스타트업 대표 A씨의 말이다. 3~4일 벌어진 비상계엄령 사태에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A 대표는 "혹시라도 추가 투자 유치나 미국 협력사 관계에 영향이 있진 않을지 최소한 며칠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사업에 악영향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지금 상당수 한국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서 투자를 받고 타깃 시장 자체가 글로벌인 경우가 흔하다. 특히 이제 막 글로벌 사업을 시작했거나 키워가려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 특히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엄령 사태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스타트업 디스카운트로 이어지지 않도록 잘 수습하는 게 지금 시점에선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스타트업들도 투자자나 협력사가 우려하지 않도록 잘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 경색 장기화로 정부와 VC업계가 해외 자금 유치에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찬물이 쏟아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정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출자자(LP)들이 국내 벤처시장 투자에 보수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사로부터 투자 검토를 받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부터 긴장하고 있다.
당장 중소벤처기업부가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4'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오는 11~12일 열리는 이 행사는 '글로벌'을 테마로 해외 40여개국 150여개의 스타트업과 투자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서울을 찾은 해외 스타트업들을 상대로 정착을 위한 인바운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글로벌 투자자들과 국내 스타트업과의 교류 등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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