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삼성전자 주가에 'HBM 우려' 이미 반영…"향후 반등 기대"

입력 2024-12-04 12:35   수정 2024-12-0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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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후 미국만 강한 상승
미국 대통령 선거는 결국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예상대로 11월에 S&P500지수가 5% 상승했으며 승자는 '트럼프 트레이드'였다. 트럼프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피터 틸의 팔란티어 테크는 대선일 이후 각각 30%, 40%씩 폭등했다. 은행 지급준비율 관련 규제 완화가 기대되는 은행, 증산이 기대되는 에너지·가스 관련업, 관세로 상대적인 이점이 있는 제조업,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상 화폐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추수감사절인 11월 말을 기점으로 약 한 주간은 지수가 숨을 고르면서 대선 후 상승을 주도했던 트럼프 트레이드 열풍도 피크 아웃이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타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면서 적당한 조정을 거치고 있는 빅테크와 대형주들이 움직이며 연말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미 대통령 취임 첫해 특유의 변동성을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인 2017년보다는 약하지만 비교적 유사한 경기 사이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더불어 글로벌 증시도 조정 국면에서 탈피해서 상승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1기보다 먼저 시작된 관세 공세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2016년 11월과 유사하지만, 더한 강도로 미국 이외의 증시가 트럼프 취임 후 예상되는 관세에 대한 부담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큰 국가들에 외인 매도가 집중되고 있고 특히 한국 증시의 하락 폭은 트럼프 1기보다 커서 코스피가 4%, 코스닥이 8% 하락 중이다. 트럼프 1기 때는 11월 1% 하락 후 12월 2% 반등했고 이후 저물가·저금리 환경과 고성장 정책으로 이후 8개월 연속 상승했다. 2017년 코스피 수익률은 22%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공세가 2017년 중반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상반기에 견조한 성장과 기업 이익을 동반하며 8개월 연속 상승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했지만, 하반기에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번에는 트럼프의 선제적인 관세 공세로 트럼프 1기와 달리 먼저 시장이 하방으로 반응하고 이후 수습되면서 올라가는 그림이 예상된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관세 부과를 협상용으로 과하게 떠벌리고 실제 큰 폭의 관세 부과보다는 이를 통해 무역 조건 개선과 해외 생산 시설의 미국 귀환을 추구하고 있다. 트럼프는 누구보다도 성장을 원하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에는 강한 제재가 예상돼 한국에 나쁘지 않은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의 역할
스콧 베센트는 조지 소로스 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출신으로 레전드 투자가인 스탠리 드러켄 밀러와 함께 동 펀드의 전성기를 이뤄 냈던 인물이다. 트럼프 2기의 정책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다. 재정 규제론자인 베센트가 추구하는 333 규칙은 연 3% 국내총생산(GDP) 성장, GDP의 3% 이내 재정 적자, 일평균 300만 배럴의 원유(가스 포함) 증산인데, 이는 미국의 경제가 절제를 유지하며 순항하는 데 매우 긍정적인 정책이다. 기본적으로 자유 무역을 선호하는 글로벌리스트임에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의 소관 부서는 재무부가 아닌 상무부여서 크게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트럼프를 지지했던 일반 서민들의 물가 안정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고 강성 무역 정책을 추구하는 트럼프 정부와 월가의 갈등을 조정하고 완화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그림자 연준의장의 임무도 겸하면서 통화 완화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되어서 증시가 선호하는 재무장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3% 재정 적자에 3% 성장이면 증시는 환호할 것이다.
증시 수급의 반전
증시 수급을 살펴보면 8월 이후 소폭 순매수로 전환됐던 연기금은 11월에 약 2조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효과가 더해지며 기타 법인도 11월에 약 8000억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기업 이익 증가 추세를 기대하며 매수세로 전환되면 풍부한 자금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경제 및 증시 상황으로 매수를 머뭇거리던 한국의 기관 및 개인이 동반해서 매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12월 선물 옵션 만기일이 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기일 이후 투자는 높아진 코스피지수의 배당 수익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투자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연 10조원으로 매일 90만주 매입이 예상돼 전체 시장의 수급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삼성 대주주 일가의 5조원 매도가 투자 심리를 크게 약화시킨 상황과 대비되는데, 삼성전자는 올 연말을 기점으로 인사 쇄신과 엔비디아 향 HBM 납품을 통해 인공지능(AI) 인프라 산업에서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의 현 주가 수준은 HBM 부문의 경쟁력 저하를 넘어 반도체 산업의 다운 사이클 진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반영한 수준이다. 내년 1분기의 비수기를 거치면서 메모리 공급 업체들의 투자가 시장 전망에 비해 축소될 경우 실제 2025년 수요·공급 밸런스는 우려보다 양호해 업종 전반적인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
AI 관련 소프트웨어
내년에는 반도체 및 IT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 투자 사이클 또한 빠르게 전개될 것이다. 알리바바와 테무 등 중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NAVER의 쇼핑 애플리케이션 출시와 광고 시장 회복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유의미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NAVER가 예전처럼 쿠팡과 견주는 양강 체계로 다시 회귀한다면 새로운 재평가 기회다. 이밖에 AI를 활용한 다수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성장이 기대된다.
12월 주식 시장 전망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모든 투자의 미국 집중 현상으로 인해 예전과는 다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크게 보면 금리 인하 추세 지속과 경제 성장 중심 정책으로 기업 이익 증가가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외국인의 한국 증시 복귀가 기대되며 2017년 상승장에 비해 완만하지만 유사한 궤적을 그릴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늘 그렇듯이 예상외의 하락은 새로운 형태의 증시 전개와 큰 폭의 재상승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강세시장의 평균 지속 기간은 약 3년이고 금리 인하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3년 차인 내년에도 강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드물게도 2년 연속 25% 상승이 예상되고 높은 22배의 밸류에이션은 10년 평균 기준 21%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어 상승 폭에 대한 기대를 좀 낮춘다 해도, 미국 대형주들의 글로벌 리더십과 미국 투자 지상주의가 상승 폭을 얼마나 제한할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 지속을 위한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대통령 취임 첫해에는 통계적으로 증시가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이는데, 이 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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