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일푼'에서 재계 31위로…'샐러리맨의 신화'가 전하는 성공법칙 [이미경의 인사이트]

입력 2024-12-04 15:45   수정 2024-12-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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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의 신화' '세일즈의 왕'.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 앞에 붙는 수식어다. 무일푼으로 세일즈업계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고 한때 웅진그룹을 재계 31위까지 올려놓은 이력에 대한 평가다. 윤 회장은 이런 성공신화 뒤에는 '긍정적인 말'이 함께했음을 강조한다.

79세의 나이에도 경영 현장을 지키고 있는 윤 회장이 4일 자기계발서 ?말의 힘?(리더스북)을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말'에 있다"며 "자신의 말을 바꾸면 생각과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긍정적인 말의 힘을 처음 경험한 건 윤 회장이 브리태니커 한국지사에서 일하던 1971년이다. 윤 회장이 처음으로 영어로 된 백과사전을 판 곳은 부산 중구의 허름한 건자재 가게였다. 영어를 잘하는 부자에게나 백과사전이 팔릴 것이라 생각했던 그의 편견이 깨진 순간이다. 그는 "지레짐작으로 결과를 예상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점을 깨닫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전하며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 이 첫 계약을 시작으로 1년 뒤 그는 브리태니커 전 세계 54개사 영업사원 중 최고실적을 달성하는 신화를 썼다.


1998년 국내 최초로 정수기 렌탈 서비스를 출시한 것 역시 긍정적인 말로 인한 창조적 발상에서 시작됐다. 당시 내수시장은 외환위기 여파로 소비가 얼어붙어 정수기 같은 고가 제품은 잘 팔리지 않던 때다. 윤 회장은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것'이라는 긍정적인 말을 자신에게 던지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윤 회장의 경영자로서의 삶이 마냥 탄탄대로였던 건 아니다. 2012년 10월 웅진그룹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건설·태양광 사업 등 무리하게 신사업을 확장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다. 그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수록 긍정적인 말로 부정적인 생각을 단칼에 끊어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생각으로 당시 웅진의 핵심 계열사인 코웨이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그리고 2014년 2월, 1년 4개월 만에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긍정적인 말'과 함께 꼭 뒷받침되어야 하는 건 실력이다. 기적은 실력과 끈질긴 노력, 배짱이 맞물려 만들어낸 준비된 결과라고 윤 회장은 믿는다. "긍정이라는 건 아무런 근거 없이 마냥 좋은 결과를 믿는게 아니다. 냉철하게 가능성을 가늠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집요하게 실천하는 것이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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