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그룹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부각되던 사법리스크가 약화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4일 22.49% 급등한 3만2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전날까지 45.44%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으나 이날 하루 사이 올해 하락분의 절반을 회복했다. 카카오(8.50%)와 카카오게임즈(3.80%), 카카오뱅크(2.35%) 등도 이날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이 각각 20조원, 4조원대를 돌파했다. 카카오 4대 그룹주의 시가총액은 전날 35조4028억2900만원에서 이날 38조1709억8700만원으로 하루 사이에 2조7700억원 급증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7월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가 최근 풀려나왔다. 윤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보기술(IT) 대기업 창업주가 구속된 사례였다. 당시 구속 사유에 이례적으로 ‘도주 우려’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1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 택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언급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드물게 한 기업을 콕 찍어 비판했다. 김 범수 위원장의 구속 이후 카카오와 계열사는 신사업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의 카카오모빌리티 매출 부풀리기 의혹 등 난관이 잇따랐다. 작년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된 것도 이같은 사법리스크 영향이 컸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발의되면서 퇴진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카카오와 계열사들이 반사이익을 얻게될 것이란 판단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IT 담당 A 연구원은 "정치적 이슈 전에 인터넷 관련주가 상승하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었다"며 "특히 카카오페이의 경우 내년 증권·보험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기대가컸던 터라 유독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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