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앤스로픽도 우리 AI칩 쓴다"…아마존, 엔비디아 천하에 도전

입력 2024-12-04 17:09   수정 2024-12-0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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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새로운 멀티모달 인공지능(AI) 모델을 전격 공개했다. AI 챗봇에 특화된 경량형 모델부터 자사 최초의 영상 생성 AI 모델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신형 자체 AI 칩까지 공개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에 이르는 거대한 AI 제품군을 완성했다.
○새 AI 파운데이션 모델 ‘노바’ 공개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호텔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24’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사들은 많은 걸 원했고 우리가 자체적으로 선구적인 모델을 개발했다”며 새로운 대규모언어모델(LLM) ‘노바’ 시리즈를 공개했다. 첫 자체 생성형 AI 모델 ‘타이탄’을 출시한 지 1년8개월 만이다. 한국어를 포함해 200여 개 언어를 지원하는 노바는 AWS의 AI 개발 플랫폼 ‘베드록’에 적용된다.

노바 시리즈는 총 여섯 종류로 구성됐다. 먼저 ‘마이크로’는 텍스트만 처리할 수 있는 경량형 모델이다. ‘라이트’ ‘프로’ ‘프리미어’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다루는 멀티모달 모델이다. 이날 아마존은 각 모델의 구체적인 매개변수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오픈AI 챗GPT, 구글 제미나이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시 CEO는 “노바 라이트는 GPT-4o 미니와 견줘 19개 벤치마크 중 17개에서 동등하거나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아마존이 처음으로 내놓은 영상 생성 AI 모델 ‘노바 릴’이다. 노바 릴은 자연어 명령어를 입력하면 6초~2분 길이의 영상을 만들어 준다. 마케팅과 광고 목적의 영상을 생성하는 데 탁월하다는 게 아마존의 설명이다. 여기에 워터마크와 콘텐츠 모더레이션 등 AI 윤리를 강조한 이미지 생성 모델 ‘노바 캔버스’도 선보였다.

이날 “클라우드 컴퓨팅의 원조 대부”라는 맷 가먼 AWS CEO의 소개와 함께 입장한 재시 CEO는 노바가 경쟁 업체 모델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속도는 빠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타사 주요 모델과 비교해 노바는 약 75% 더 저렴하다”며 “지연 시간 측면에서 가장 빠른 모델”이라고 했다.

아마존은 내년에 노바 시리즈를 AI 비서 형태로 한층 더 발전시킨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내년 1분기 대화형 AI 비서 모델인 ‘노바 스피치 투 스피치’를, 중반에는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 등 어떤 형태로 질문해도 모두 받을 수 있는 ‘노바 애니 투 애니’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자체 ‘AI 생태계’ 대폭 확장
신규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오픈AI 구글 메타 등과의 경쟁에서 승부수를 던진 아마존은 새로운 AI 칩으로 엔비디아와의 정면 승부도 예고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AWS는 이날 신형 AI 칩 ‘트레이니엄 3’를 공개했다. 연산 성능을 직전 모델인 트레이니엄 2보다 40% 개선한 제품이다. 가먼 CEO는 “트레이니엄 3는 AWS가 3나노 공정에서 만드는 첫 번째 칩”이라며 “트레이니엄 2와 비교해 두 배 더 많은 컴퓨팅을 제공하고 효율성은 40%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리인벤트 행사에서 공개된 트레이니엄 2가 이날 정식 출시됐다. AWS는 전날 개막식인 ‘먼데이 나이트 라이브’ 행사에서 ‘오픈AI 대항마’로 불리는 앤스로픽과 함께 트레이니엄 2 수십만 장이 들어간 초대형 클라우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레이니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톰 브라운 앤스로픽 공동창립자 겸 최고컴퓨팅책임자(CCO)는 “트레이니엄 2에서는 클로드 3.5 하이쿠 모델을 더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했다.

AWS는 이날 애플이 트레이니엄 2를 사용해 자체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훈련했다는 것을 처음 공개하며 자체 AI 칩 생태계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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