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4일 17: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선물을 1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계엄 사태'에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번졌지만 외국인은 되레 한국 국채를 대거 매입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처럼 계엄 사태가 국가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3년 만기 국채선물 6612계약(액면가 6612억원)을 순매수했다.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3141계약(액면가 3141억원)을 순매수했다. 3년물과 10년물 국채선물을 9753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11일 연속 3년물 국채선물의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달 3일 2479계약(액면가 247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이날 순매수로 재차 전환됐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국채금리 하락(국채값 상승) 전망이 힘을 받은 결과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계엄 사태'가 터진 만큼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순매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40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은 7원20전 오른 1410원10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국채시장에선 매수세를 보였다. 계엄 사태가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미칠 여파에 관해 "실질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P의 킴엥 탄 전무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비상계엄이 몇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 상황에서는 한국의 신용등급(AA)을 바꿀 사유가 없다"고 말했다. AA는 S&P가 분류하는 21개 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 한국은 영국과 벨기에, 아일랜드 등과 같은 등급으로 중국과 일본(이하 A+)보다는 국가신용등급이 2단계 높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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