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형 마스턴운용 최대주주, 소수 지분부터 매각 태핑 본격화

입력 2024-12-05 13:29   수정 2024-12-06 11:06

이 기사는 12월 05일 13: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2위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마스턴투자운용의 최대주주인 김대형 고문이 지분 10% 매각을 본격화했다. 소수 지분 매입에 관심 있는 원매자가 적어 가격 확인을 거친 뒤 경영권 매각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대형 고문은 회사 보유 지분 가운데 10% 안팎을 매각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로 삼일PwC를 선정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김 고문과 특수관계인(37.17%), 김 고문의 개인 회사인 마스턴(8.55%), 마스턴인베스트먼트홀딩스(6.93%), 우리사주조합(6.36%), 디에스네트웍스(5.71%) 등의 지분 구조로 구성돼 있다.

마스턴운용 창업자인 김 고문은 지난해 금융당국과 검찰의 조사를 받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김대형 대표가 펀드 운용 과정에서 취득한 부동산 재개발 정보로 수십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검찰에 위법 사실을 통보했다. 이후 김 고문은 지난 1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꿨다.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제재심의위원회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조사 이후 김 고문은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약 559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굴리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투자 협의를 진행하다 올해 초 결렬됐다. 아레스는 마스턴운용에 대한 실사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아시아 펀드 플랫폼을 원했던 아레스는 마스턴의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기관투자가의 비히클로 이용되는 펀드가 많다는 이유에서 인수를 거절했다.

향후 경영권 매각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운용사의 소수 지분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마스턴 소수 지분인 5.7%를 보유한 디에스네트웍스도 지분 매각을 원하고 있지만 원매자를 찾기 어려워 매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이 소수 지분을 태핑(수요 조사)해 가격을 확인한 뒤 경영권 매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주요 원매자들은 부동산 자산운용 사업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금융회사나 건설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2위 업체인 만큼 외국계 운용사들도 눈독을 들일 수 있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속속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미국 1위 주거용 부동산 운용사 그레이스타는 내년 초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타운센드는 아시아 헤드쿼터를 국내로 이전할 계획이다. 세계 3위 연기금인 국민연금과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마스턴투자운용 사이즈의 한국 부동산 펀드 플랫폼이면 관심 있다는 외국계들이 있다”며 “부동산 저점인 지금 업계에 진출하려는 회사들이나 외국계가 주요 원매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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