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나눔온도' 떨어지자…시민들이 나섰다

입력 2024-12-05 17:06   수정 2024-12-06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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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기 침체, 내수 부진에 따른 소상공인 매출 감소 등으로 대구 경제가 어려워지자 기부 온정이 급격히 식고 있다. 대구의 기부 참여율과 1인당 모금액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나눔 운동에 위기가 닥쳤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연구소의 2024 대한민국 나눔지수에 따르면 대구의 기부 참여율은 19.3%로 전국 최하위인 데다 전국 평균 23.5%에 비해 크게 낮다. 1인당 모금액은 7385원에 불과해 전국 8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다. 8개 시 중에서는 세종이 1만3616원으로 가장 높고 울산 1만2541원, 서울 1만1809원 등이다.

대구 지역 1인당 기부액과 나눔지수가 낮은 것은 다른 도시에 견줘 많은 기부금을 내는 대기업이 적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경기가 급속히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2일까지 집계한 올해 모금 현황도 비슷하다. 올해 법인과 단체 기부액은 51억여원으로 17%(8억원) 증가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포함한 개인 기부액은 30억여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억9900만원보다 26%(10억원) 감소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일 2025 나눔캠페인 출범식을 하고 내년 1월 말까지 62일간의 나눔 대장정을 시작했다. 대구 지역 모금 목표액은 전년도와 같은 106억2000만원으로 잡았지만 목표 달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구 나눔 운동에 위기가 예견되자 개인과 직장인이 착한 기부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경기 악화와 내수 침체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직장인과 개인들이 대신 나선 것이다.

2일 두돌을 맞은 김이현 군 가족은 성금 100만원을 기탁해 대구 나눔리더 120호가 됐다. 최연소 나눔리더다. 2021년부터 기부에 참여해 온 정이지 양(삼육초 4학년)과 김미리네 씨 모녀는 지난 5월 나눔리더 115, 116호에 이름을 올렸다. 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착한가정은 500호, 나눔리더는 100호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직원 28명에게 나눔에 참여하라며 5만원씩 나눠준 대구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나눔도 습관이기 때문에 한번 참여하면 계속 하게 된다“며 ”시민의 작은 기부가 기적을 만들어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금회는 개인 신규 기부자를 늘리는 데 기부 운동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인 정기기부자 가운데 신규 기부자가 전년 대비 81% 수준으로 줄었지만 한번 기부를 한 시민이 다시 기부하는 유지 기부자는 105%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모금회가 진행 중인 ‘착한대구’ 캠페인은 대구 시민 누구나 3000원~1만원 이상 등 소액을 정기기부하는 ‘착한시민’, 가족 단위 나눔 실천 운동인 ‘착한가정’(매월 2만원), 자영업자의 나눔 실천을 유도하는 ‘착한가게’(매월 3만원), 회사 임직원이 소액을 기부하는 ‘착한일터’ 등의 모금이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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