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프로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5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이 로스터 구성을 마쳤다. 젠지 e스포츠는 올해에 이어 ‘기인’ 김기인, ‘캐니언’ 김건부, ‘쵸비’ 정지훈이라는 일명 ‘기캐쵸’ 상체 3인방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거기에 ‘룰러’ 박재혁이 복귀하고 신인인 ‘듀로’ 주민규를 영입하며 강력한 로스터를 꾸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공적인 스토브리그를 이끈 이지훈 젠지 e스포츠 단장(상무)을 만나 영입 과정과 내년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젠지의 2025 로스터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룰러’ 박재혁의 귀환이었다. 박재혁은 지난 2016년 젠지의 전신인 삼성 갤럭시에 입단해 2022년까지 활동했다. 2017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 우승, 2022 LCK 서머 우승 등 굵직한 기록을 세운 젠지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23년 중국 리그 LPL로 떠난 그는 2023년 LPL 스프링과 서머,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를 모두 제패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5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젠지로 귀환을 택했다.
이에 대해 이지훈 단장은 “사실 룰러 선수가 징동 게이밍과 내년까지 계약이었기 때문에 올해 돌아오게 될 줄은 몰랐다”라면서도 “하지만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이 단장은 “젠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목표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수 본인도 (젠지로) 복귀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원만하게 합의가 진행됐다”라고 설명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강력한 로스터를 꾸리는 데 성공한 비결로는 ‘플랜 A 집중’을 꼽았다. 이 단장은 “플랜 A, B, C가 있다면 플랜 B는 잘 택하지 않는 성격”이라며 “과감히 투자를 할 거면 하고 아니면 말자라는 주의”라고 덧붙였다. 젠지가 스토브리그에 앞서 상체 3인방을 붙잡는다는 방향성을 택하고 이에 올인한 것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또한 그는 “선수들은 연봉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시한다”라며 “팀에 있을 때 마음 편하게 지내게 해주려고 노력했던 것들도 도움이 된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번 로스터 구성의 핵심 기준은 '월즈 우승'이라고 밝힌 이지훈 단장은 "LoL e스포츠에서 월즈는 가장 중요한 대회"라며 "지난 1년 동안 상체 선수들 합을 맞춰 왔기 때문에 올해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라고 강조했다. T1이 고정 로스터로 2년 연속 월즈 우승 등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얘기다.
정지훈, 박재혁과 3년 장기계약을 맺은 이유에 대해선 "팬들이 팀에 애정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 단장은 "e스포츠는 지역 연고제 등이 없다 보니 아직 팀 팬보다는 선수 팬이 더 두터운 것이 현실"이라며 "좋은 선수들과 오래 함께 하는 것이 팀 입장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지훈 단장은 끝으로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매년 월즈 때 계속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라며 "하지만 올해도 또다시 월즈 우승이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달릴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이어 그는 "기대를 안 해야 잘하는 팀이라고 하시면서도 팬분들이 항상 기대를 해주신다"라며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올해는 꾸준히 끝까지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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