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어려" 호적 바꾼 공무원, 법원 "퇴직 후 정년연장 안돼"

입력 2024-12-06 18:04   수정 2024-12-0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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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한 공무원이 생년월일을 정정해 나이가 두 살 어려졌다며 정년 연장을 요구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령 정정이 이미 발생한 법률 효과까지 소급해 바꿀 순 없다는 판단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은구 부장판사)는 A씨가 경기교육감을 상대로 낸 공무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1989년 지방사무보조원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2013년 경력경쟁 채용 절차를 거쳐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환됐고, 지난해 6월 만세 60세로 정년퇴직했다. 그는 퇴직을 앞둔 작년 2월 서울남부지법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생년월일이 2년 늦춰졌다. 이에 A씨는 “나이가 두 살 어려졌으니 정년도 2025년 6월로 늦춰져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판례는 ‘당연퇴직은 임용권자의 의사 표시 없이 해당 시점에 당연히 그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을 상실하게 하는 것’으로, 이후 사정이 변경돼도 이미 발생한 당연퇴직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법리에 비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정년퇴직 법률 효과는 적법하게 공시된 기본증명서상 생년월일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라며 “가족관계등록법은 정정 전 생년월일로 계산한 연령에 기초해 이미 형성된 법률관계까지 변동되는지에 관해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령은 공무원 정년뿐만 아니라 취학 의무, 병역 의무, 선거권과 피선거권, 각종 연금 수급권 등 국민 평생에 걸친 공·사법상 권리와 의무의 발생, 변동, 소멸의 기준이 된다”며 “가족관계등록부상 생년월일 정정만으로 정정 전 연령에 기초한 법률 효과까지 소급할 수 있다면 법적 안정성을 크게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년월일 정정으로 종전 연령에 따라 발생한 법률 효과까지 변동시키려면 별도의 명확한 법률 근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A씨가 항소해 수원고법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민경진/곽용희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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