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총회가 열렸다. 한때 서울대에서 자랑스러운 동문 1위로 꼽혔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학내 평가가 약 4년 만에 180도 뒤집힌 것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 5일 교내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전체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퇴진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총투표수 2556표 중 찬성 2516표, 반대 4표, 기권 36표로 가결됐다. 표결을 마친 학생들은 광장에서 서울대 정문까지 행진했다.
서울대에서 전체학생총회가 열린 것은 5년 만이다. 총회는 학사과정 재적생 10분의 1 이상 참석으로 성사된다. 이날 오후 8시 40분 기준 2707명이 모이며 정족수(1551명)를 넘겼고 총회가 개최됐다. 김민규 총학생회장은 "국가권력이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기꺼이 권력에 저항할 것"이라며 "불의에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들도 이날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을 즉각 심판하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죄, 군대를 동원하여 국회를 침탈하고 국헌을 문란하게 한 죄를 물어 당장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성명을 내고 "같은 강의실에서 배운 선배 윤석열이 벌인 참극에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통감한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20년 12월께 서울대 동문들이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2020 하반기 자랑스러운 동문상'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은 윤희숙 의원, 금태섭 전 의원, 진중권 교수, 안철수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저명한 인사들을 모두 제치고 1283표 중 1149표(89.5%)에 달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를 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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