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절대 해치지 마"…소대장 아들 둔 아버지 '울먹'

입력 2024-12-06 17:07   수정 2024-12-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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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표한 지난 3일 소대장으로 군 복무 중인 아들과 아버지의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상계엄 당일 군인 아들과 아버지의 통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통화 녹취는 아버지 A 씨가 지난 4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 공장'에 소개되면서 알려졌다.

방송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보도를 접한 뒤 전방부대의 소대장으로 있는 아들에게 황급히 전화를 걸었다. 1시간가량 전화를 받지 않았던 아들은 4일 0시쯤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들은 "상황이 뭐냐. (자다) 깨기만 해서. 출근 명령 내려 부대로 가고 있다"고 아버지 A 씨에게 말했다.

A 씨가 "비상계엄 내렸다"고 답하자 아들은 "아 무슨 도발이에요?"라고 되물었고, A 씨는 "도발 아니야. 그냥 대통령이 내린 거야"라고 말했다.

이후 A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잘 들어. 너 목숨 지키는 게 중요하고, 두 번째는 민간인을 공격하거나 살상하는 행위를 절대 하면 안 돼 알았어"라고 당부했다.

이어 "소대원들 잘 지키고. 네 목숨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한 문제야. 계엄 시 군대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지. 너 실탄 지급받고 애들 다뤄야 해. 소대원들 잘 다루고"라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네 목숨 잘 챙기고 절대로 민간인 해치는 일 하지 마"라고 재차 강조한 뒤 "엄마한테 빨리 전화해. 걱정 안 하게 말 잘하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음성녹음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1979년 계엄 땐 전방 9사단을 동원해 전방에 있다고 안심할 수 없지 않으냐"며 아들을 걱정한 이유를 털어놨다.

녹취록을 들은 네티즌들은 "듣고 있는데 눈물이 난다", "2024년에 우리가 왜 이런 통화를 듣고 있어야 하나", "아버지의 떨리는 목소리에 아들과 나라, 국민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동시에 느껴졌다", "민간인을 절대 보호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가슴이 먹먹하다", "군대 보낸 아들을 둔 부모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워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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