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성·김세원 제노스코 각자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미 글로벌 임상 개발팀을 꾸렸고 큰 규모의 임상 단계 물질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0년 설립된 제노스코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은 회사다. 127년 한국 제약 역사상 최초로 미국에서 출시한 항암제 ‘렉라자’는 제노스코와 모회사 오스코텍이 원개발사다.
고 대표는 “아직 환호하기엔 이르다”며 “내년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 허가가 나오는 시기가 제노스코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는 항암제 투약 시간을 기존 5시간에서 5분 미만으로 단축하면서 약효를 개선하고 부작용은 줄였다. J&J는 지난 6월 FDA에 추가 허가를 신청했다. FDA는 내년 2월까지 승인 여부를 발표한다.
제노스코는 국내 비상장 바이오회사 최초로 꾸준한 로열티 매출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선순환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J&J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 출시 매출을 최대 7조원 이상으로 예측한다. J&J가 유한양행에 지급하는 연간 로열티만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유한양행이 60%, 제노스코와 오스코텍이 20%씩 나누기로 했다.
첫 번째 물질은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GNS-3545’다. 현재까진 폐가 딱딱해지는 폐섬유화의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만 있을 뿐 아직 완벽한 치료제는 없었다. IPF 치료제 시장은 2030년 8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고 대표는 “경쟁약물 대비 적은 용량으로 훨씬 좋은 효능을 보인다”며 “이르면 내년 6월 글로벌 임상 1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물질은 뇌 해면상 혈관종(CCM) 치료제다. CCM은 뇌 혈관 기형의 일종이다. 뇌출혈, 신경학적 결손·경련 등 증상을 유발한다. 김 대표는 “CCM 신약은 2027년 임상 착수가 목표”라며 “다만 CCM은 희귀질환이며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기 때문에 비임상 단계에서도 기술수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제노스코는 새로운 플랫폼 항체접합분해제(DAC)도 준비하고 있다. DAC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일종이다. 아직 글로벌에선 개발 초기 단계다. 고 대표는 “2027년 DAC 신약 후보 물질 확보가 목표”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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