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가 상장을 앞두고 '계엄 사태'라는 변수에 직면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권 시장에서 이탈하는 가운데 이 회사 상장 작업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서다. 외국인 자금을 몰고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모건스탠리·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 주관사단의 역할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계엄 사태가 불어닥친 지난 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IPO 작업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월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거쳐 2월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한다.
시장에서는 재무적 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 PE투자본부(맥쿼리PE)와 내년 4월까지 상장을 약속한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언제 완화될지 미지수인 만큼 일정을 연기하는 게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단 전략적 판단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LG CNS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만큼 '135일룰'에 따라 내년 2월 중순까지 상장 절차를 마쳐야 한다. ‘135일 룰’이란 해외 투자 설명서(OC)에 포함되는 재무제표 기준일로부터 135일 이내에 청약대금 납입 등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규정이다. LG CNS는 올해 3분기 재무제표를 토대로 공모에 나선다.
대규모 공모자금을 모집하는 대형 IPO의 경우 해외 투자자 모집이 최대 관문으로 꼽힌다. 공모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국내 투자자만으로 아직 역부족이다. 상장 이후 적정 시가총액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투자자 유입이 필수적으로 여겨진다.
LG CNS는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자금 모집에 나선 곳이다. 해외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공모 흥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LG CNS는 전체 모집주식 수 1937만7190주 가운데 49%인 949만4823주를 해외 증권사의 인수물량으로 배정했다.
LG CNS 상장 작업에는 국내외 증권사 9곳이 참여한다. 대표 주관사 3곳, 공동 주관사 4곳, 인수회사 2곳 등이다. 이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JP모간 등 3곳이 외국계 증권사다. IPO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직접 해외 기관투자가와 접촉하기도 하지만 대형 공모의 경우 여전히 해외 마케팅은 외국계 증권사가 전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해외 투자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공모주 시장에서 해외 투자자 움직임도 한층 보수적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IPO 본부장은 “현재어떤 것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대형 IPO가 없는 가운데 내년 초부터 CNS가 해외 세일즈에 나서기 전까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