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신고된 서울 이달 거래량은 49건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거래가 10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과 10월에는 9일 기준 100~150여 건이 거래됐다. 이달 거래량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거래 비수기인 겨울철 계절적인 영향과 함께 정치적 불안으로 거래 잠김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국이 안정되지 않으면 부동산 수요자의 매수심리도 살아날 수 없다”며 “당장 일선 중개업소에 거래가 끊기는 등 매수세가 급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하면 서울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며 “실거래가가 하락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분양과 입주 경기 전망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 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2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한 달 전(101.9)보다 11.3포인트 하락한 90.6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분양전망지수는 같은 기간 108.8에서 83.4로 25.4포인트 급락했다. 분양·입주전망지수는 연구원이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산출된다. 기준점(100)을 밑돌면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분양 침체와 입주율 하락은 건설사가 공사 대금 등을 받지 못하는 등 유동성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업계는 경기침체 우려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국내 계엄 사태 등 대내외의 정치적인 리스크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며 “대출 규제와 수요 위축 등으로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분양 촉진과 입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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