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5년간 매년 기술 수출 2건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약 15조원) 알테오젠의 박순재 대표(창업주)가 최근 인터뷰에서 “글로벌 톱 다국적 제약사 5~6곳과 물질이전계약(MTA)을 맺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1위 매출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임상 성공을 발판으로 향후 5년간 총 10건의 기술 수출을 통해 기존 실적 대비 두 배 이상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2008년 설립한 알테오젠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일본 다이이찌산쿄, 미국 머크(MSD)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총 5건, 7조원 이상 규모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변형하는 플랫폼 ‘ALT-B4’다. 기존 IV 제형은 투약하는 데 5~6시간이 걸리지만 ALT-B4를 사용한 SC 제형은 주사 시간을 5분 내로 줄일 수 있다.
알테오젠은 2025년 말 키트루다 SC 제형 출시 후 3년 내 MSD에서 총 1조4000억원에 이르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한다. MSD는 지난해 키트루다 하나만으로 매출 35조원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MSD가 SC 제형이 IV 제형의 90%까지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점에서 알테오젠은 마일스톤 외에도 연간 1조원 이상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박 대표는 “ALT-B4는 항체의약품뿐만 아니라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현존하는 모든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에 활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췄다”며 향후 SC 제형의 활용처가 더 넓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내년부터는 신규 기술 플랫폼 도입과 인수합병(M&A)에도 본격 나설 예정이다. 그는 “향후 10년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알테오젠이 기존에 보유한 기술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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