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5년내 기술수출 두배 목표…특허분쟁 자신"

입력 2024-12-09 17:26   수정 2024-12-1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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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5년간 매년 기술 수출 2건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약 15조원) 알테오젠의 박순재 대표(창업주)가 최근 인터뷰에서 “글로벌 톱 다국적 제약사 5~6곳과 물질이전계약(MTA)을 맺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1위 매출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임상 성공을 발판으로 향후 5년간 총 10건의 기술 수출을 통해 기존 실적 대비 두 배 이상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2008년 설립한 알테오젠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일본 다이이찌산쿄, 미국 머크(MSD)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총 5건, 7조원 이상 규모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변형하는 플랫폼 ‘ALT-B4’다. 기존 IV 제형은 투약하는 데 5~6시간이 걸리지만 ALT-B4를 사용한 SC 제형은 주사 시간을 5분 내로 줄일 수 있다.
ADC 등 SC 제형 활용처 확장
다국적 제약사가 알테오젠을 찾는 것은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를 연장하는 데 SC 제형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SD 역시 키트루다 특허 만료(2028년)를 앞두고 SC 제형을 개발했다. 알테오젠의 ALT-B4를 통해서다. 지난달 임상 3상에서 IV와 SC의 효능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MSD는 이르면 다음달 키트루다 SC의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관측되며 내년 말 승인이 유력하다.

알테오젠은 2025년 말 키트루다 SC 제형 출시 후 3년 내 MSD에서 총 1조4000억원에 이르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한다. MSD는 지난해 키트루다 하나만으로 매출 35조원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MSD가 SC 제형이 IV 제형의 90%까지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점에서 알테오젠은 마일스톤 외에도 연간 1조원 이상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박 대표는 “ALT-B4는 항체의약품뿐만 아니라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현존하는 모든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에 활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췄다”며 향후 SC 제형의 활용처가 더 넓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신규 공장 건설 등 재도약 준비
알테오젠은 현금성 자산 약 1400억원에 키트루다 SC 로열티가 안정적으로 들어올 예정이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한다”며 “이 자금을 공장 건설과 신규 사업 확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장을 건립하는 이유는 ALT-B4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다. 그는 “한국의 자체 공장은 메인이 아니라 제2공장으로 활용해 미국 생물보안법 등 다양한 변수에 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알테오젠의 비전은 글로벌 회사로 성공해 한국 바이오텍의 롤모델이 되는 것이며 지금이 사업 확장의 적기”라고 덧붙였다.

내년부터는 신규 기술 플랫폼 도입과 인수합병(M&A)에도 본격 나설 예정이다. 그는 “향후 10년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알테오젠이 기존에 보유한 기술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로자임 특허 분쟁 시 빅파마와 싸워야”
박 대표는 경쟁사인 미국 할로자임테라퓨틱스와의 특허 전쟁에서도 승리를 자신했다. 알테오젠의 ALT-B4 특허는 2043년까지 보장된다. 최근 ALT-B4가 할로자임의 특허를 침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선 “특허 침해 소지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더 나아가 그는 할로자임이 소송을 걸어올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수년 전부터 할로자임의 특허 전략을 인지하고 대비했으며, 자체 실험을 통해 ‘무효’라는 데이터가 나왔다”고 했다. 또 “할로자임이 소송을 제기하면 알테오젠 고객사인 여러 다국적 제약사와 싸워야 하므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부연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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