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의 여성 특화 보험인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의 원수보험료는 지난 10월 기준 201억원을 기록했다. 이 상품의 원수보험료가 월간 2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품이 처음 출시된 지난해 7월 원수보험료(14억원)와 비교하면 14배 넘게 급증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작년부터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게 펨테크연구소다. 한정선 한화손해보험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장(부사장)은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고 여성만 겪는 질환이 있지만 그동안 보험상품은 그런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금융권에서 여성을 타기팅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시그니처 여성 보험은 ‘보험업계의 특허권’으로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을 17차례나 받았다. 최근 9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출산지원금 특약’은 보장 개시일 이후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출산 시 각각 지원금을 지급한다.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임신·출산 보장 확대 기조와 여성 고객의 수요를 발 빠르게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손해보험은 단순 보험상품을 넘어 문화·생활 전반에 걸쳐 ‘여성 친화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보험사가 싱글 남녀 만남을 주선하는 행사를 열고, 여성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하는 등 독특한 행보를 보이는 게 대표적이다. 한 부사장은 “보험상품이 처음 만들긴 어려워도 카피하는 건 어렵지 않다”며 “반면 회사의 브랜드와 이미지는 따라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중형 손보사인 한화손해보험의 차별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345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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