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막을 수 있겠냐"…탄핵 압박에 신음하는 與 의원들

입력 2024-12-10 07:41   수정 2024-12-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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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야권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거센 찬성 압박에 신음하고 있다. 야권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부터 심지어는 가족을 향한 '악플 테러'까지 전방위적인 비난이 이어지면서 당 내부에서는 "언제까지 막을 수 있겠냐"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대규모 '문자 폭탄'이 발송되고 있다. 야권 지지자들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원들 연락처를 공유하며 '탄핵 찬성 촉구 문자 보내기 운동'이 벌어진 결과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표결 당일 한경닷컴과 만나 휴대폰에 6만개에 달하는 문자가 쌓인 것을 보여주며 "휴대폰 문자를 쓸 수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이 와서 문자는 쓸 수가 없다"고 했다.


신성범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읽지 않은 문자 메시지 4만여개가 쌓인 휴대폰 화면을 캡처해 올리면서 "제가 며칠 전화를 받지 못하더라도 양해 바란다"고 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저장된 연락처 이외의 번호에서 발송된 메시지를 차단하는 앱을 차단하고 있다.

본인이나 가족의 신상에 위협을 받는 의원들도 생겨났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는 김재섭 의원은 한경닷컴에 "제 사진은 괜찮은데, 가족사진에 악플이 달려 일단 다 비공개로 해놨다"고 했다. 심지어 지난 8일 김 의원의 자택 현관 앞에서 흉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반대로 표결에 참여했다가 문자 폭탄을 받는 의원도 있다. 김예지 의원은 BBC와 인터뷰에서 "(투표 후) 당원분들로부터 정말 대응할 수 없을 만큼의 안 좋은 문자와 음성 메시지들을 많이 받았다"며 "'이제 나가라', '사퇴해라' 등의 이야기도 많다"고 했다.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김 의원이 시각장애인인 점을 들어 도를 넘는 비판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전방위적인 압박이 이어지면서 전날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 로드맵 등을 논의한 국민의힘 원내에서는 "탄핵안 통과를 언제까지 막을 수 있겠나",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냐"는 우려 섞인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국정 안정을 위한 당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국 조기 안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 초선 의원은 한경닷컴에 "힘들긴 힘들다"고 토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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