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10일 탄핵 위기에 휩싸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잘할 수 있었는데, 한동훈 같은 사람을 곁에 둔 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잘할 수 있었는데, 기회가 참 많았었는데, 브루투스에 당하는 시저처럼 그렇게 가는 거냐"고 했다.
홍 시장이 언급한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영어명 줄리어스 시저)는 기원전 44년 3월 15일 원로원 회의에 참석하러 갔다가 공화정 지지자들의 칼에 찔려 숨졌다.
이들 암살자 중에 카이사르의 측근이자 평소 총애하던 마르쿠스 브루투스가 있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을 카이사르에 빗대 '배신당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브루투스로는 특정인을 비유하지 않았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용인술(用人術)이다. 한동훈, 김용현 같은 사람을 곁에 둔 잘못"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이 차지철을 곁에 둔 잘못으로 시해당했듯, 큰 권력은 순식간에 허물어지는 모래성"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당당하게 처신하라. 브로맨스(Bromance·Brother+Romance: 남성 간 뜨거운 우정)로서 마지막 당부다"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전날에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집단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자, 방어막을 세우고 나서기도 했다.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투표를 안 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투표를 강제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호주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표의 자유에는 투표 포기의 자유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주장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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